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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野)! 1:1로’ (가칭) 다시민주주의포럼 결성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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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중에 가슴 덜컥 내려앉던 공포가 반복되지 않게 해 달라”.


[한국NGO신문] 은동기 기자 = 대선의 전초전인 4월 총선을 불과 3개월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민주화 투쟁을 해왔던 원로를 비롯한 학계, 언론계, 법조계, 여성, 문화예술계, 시민사회, 노동, 농민, 독립운동단체, 종교계를 망라한 각계각층의 160여명 인사들은 19일 오후 2시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410호 대회의실에서 (가칭) ‘다시민주주의포럼’ 결성을 위한 제안자 모임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4월 총선에서 1:1구도를 만들기 위한 (가칭) ‘다시민주주의포럼’ 결성을 위한 제안자 모임 기자회견이 19일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개최되었다.ⓒ은동기


이들은 후퇴한 민주주의를 다시 찾기 위해 4월 총선에서 야권이 연합 혹은 연대하여 여야 1:1 구도를 만들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당위성을 거론하며 기존 야권 정당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날, “야(野)! 1대1로” ‘다시민주주의포럼’ 결성 제안 모임에는 함세웅 신부, 이해동목사, 향린교회 조현정 목사,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이애주 교수, 정동익 4월혁명회 상임의장 등 100여 명의 원로들이 참석했다.


▲ 한완상 전 부총리 ⓒ은동기


양춘승 ‘민주주의국민행동’ 전략위원장의 진행으로 시작된 이날의 1부 행사에서 이 모임의 제안자인 한완상 전 부총리는 “지금 우리는 절벽에 다시 섰다”고 운을 땐 후, 현 국내 정치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한 전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에게 30~40년 동안 이 땅의 민주화와 평화를 위해 고생해서, 새날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그 고생이 다 헛수고로 돌아갔다. 내 손지와 아들 딸들이 내가 겪었던 어두운 밤을 다시 겪지 않게 해 달라.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 하나 뿐이다”라고 호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걸었던 어둡고 긴 고통스러운 고문의 시간을, 밤 10시에 문을 두드리면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던 공포의 경험들을 반복하지 않게 해 달라. 80에 접어든 내가 죽을 때 확실히 ‘새벽이 왔구나’라고 느끼게 해 달라”고 문 대표에게 수차례 부탁했다고 토로했다.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이삼열 숭실대 명예교수는 “다시 민주주의를 부르짖어야 할 상황이 온 것은 사실이다.“라면서 ”탈당, 신당 창당, 인재 영입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과연 이들이 우리 사회에 올바른 민주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이삼열 숭실대 명예교수 ⓒ은동기


그는 “아무리 현실 정치가 어렵고 정치가 생물이라서 변화무쌍하다 해도 그것이 아무렇게나 변화하는 것은 아니며, 거기에는 나름대로의 생명력을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 법칙과 역사적인 흐름의 법칙이 있다. 그러한 법칙을 찾아 바른 길을 모색하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며 ”그러한 시도가 1회성에 그치거나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지속 가능하도록 진지한 합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에 다산 선생은 지도자가 잘못하면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 끌어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잘못하면 단원들이 마음을 합해 그 지휘자를 끌어내려 다른 지휘자로 교체할 수 있는 것과 같다“면서 다산이 자신의 ‘탁론’에서 쓴 글을 인용했다.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은동기


박 이사장은 “21세기에 그 같은 방법이 바로 ‘선거’이다. 총선이 정권교체의 전초전인데 여기서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다. 어떤 일이 있어도 지혜화 힘을 모아 총선과 대선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제안문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절망에 빠져 있다.”면서 “2014년 세월호에 갇힌 채 수장된 우리 아이들의 혼은 무능한 국가를 원망하며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고, 24년간이나 일본의 국가책임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투쟁해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뜻은 한미일 군사동맹에 장애가 된다는 구실로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연대 통해 분열 극복하고 여당과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제안자들은 “독재가 아니라 민주를, 경제독점이 아니라 경제정의를, 굴욕적 외교가 아니라 자존을 지키는 국가안보를,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실업이 아니라 일자리를, 외로운 자살이 아니라 행복한 가정을, 돈 버는 기계가 아니라 일하는 인간을,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면서 “이는 오로지 민주주의 정부를 세울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치권에 대해 “한가로이 개인의 영달에만 눈이 멀어 있으며, 특히 야권은 친일독재와 불통의 정권에 온 몸으로 저항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무능과 분열로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고 있다.”고 질타하고 “이번 총선은 민주주의 대 오만한 권력, 경제정의 대 경제독점의 싸움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평화통일과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민이 승리해야 하며, 이는 야권의 연대 없이는 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야권에 대해 “국민의 이름으로 공동정책에 근거한 연대정치를 통해 분열을 극복하고 여당과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하며, 이것은 피땀 흘려 민주주의를 실현해온 대한민국 역사가 정치권에 내리는 거역할 수 없는 명령”이라고 호소했다.


2부 토크 콘서트는 박래군 4.16의약속 국민연대 상임운영위원, 김선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백남기 농민의 장녀 백도라지씨, 홍승희 대한민국효녀연합 대표 및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지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주제로 연예인 김미화씨의 진행으로 이어졌다.


‘진보 연예인’으로 불리는 개그우먼 김미화씨는 토크콘서트에서 백남기 농민의 큰 딸인 백도라지씨와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특별히 깊은 이해의 마음을 표현했다.


김미화씨는 홍승희 대표가 종북악마로 불려진다고 하자 개그우먼답게 “내가 팁을 하나 준다”면서 “누가 종북 좌빨이라고 하면 고소해라. 그러면 돈이 생긴다.”고 말하자 행사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김씨는 “백남기 농민이 왜 거리로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어떤 언론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기자들에게 “농민들의 고통을 많이 알려 달라”고 주문했다


민주주의, 인권 등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를 드러낸 김씨는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난후, “들으면 들을수록 정치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제가 철이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개그우먼 김미화씨의 사회로 ‘국민들에게 듣는다’ 토크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은동기


김선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는 “신부님들은 신학적인 해석으로 ‘할머님들은 민족의 십자가’라고 하셨다. 12.28 졸속적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서를 내면서 참담하면서도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작해야 하겠구나 결의를 다졌다. 이 문제를 통해 과거사 해결과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일에도 주춧돌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대표는 “소녀상은 할머니들의 분신으로 할머니들이 끌려가던 당시의 모습이다. 그 발뒤꿈치는 여전히 땅에 닿지 못한 채 일본 대사관을 향해 있다. 할머니들의 어깨 위 새 한 마리는 돌아오지 못하고 돌아가신 할머니들과 현재 살아계신 할머니들과 영매의 역할을 하고 있다.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할머니들이 강제로 위안부로 끌려갔고 현재 46분이 살아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심금을 울리는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할머니들을 위해 우리는 사회적으로 한 번도 위로해 드리지 못했다. 사회적 성찰이 일어나야 한다. 90년대부터 정대협이 시작할 때, 우리사회는 외면해 왔다. 이제는 할머니들의 70년간의 고통에 대해 사회적으로 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큰 딸인 백도라지씨는 “가족입장에서는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수 있는 일이 없다는데 대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관련자도 처벌해야 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당시 17만원 정도였던 쌀값을 21만 원까지 올려주겠다는 공약을 내 걸었으나 당선 후, 쌀값은 20년 전 가격보다 더 하락해 13-15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쌀값에는 물가상승률조차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쌀이 남아돌아가는데도 수입을 하니 농민들의 고통스러운 것이다. 이런 농민들의 요구가 11.14에 나타난 것인데, 이런 일들이 발생했고 경찰 수사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아빠가 다쳐 쓰러져 있는데 가족들을 향해 비이성적이라거나 미국에서는 총을 쏴도 된다는 망언들을 들을 때마다 기가 막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셔서 많은 힘이 된다.”고 심경을 밝혔다.


효녀연합의 홍승희 대표는 “거리에서 퍼포먼스하다가 일이 커져 단체를 만들게 되었다.”면서 “혼자서 그림을 그리고 퍼포먼스를 했다. 시대의 진실이 위축된 곳에서 퍼포먼스를 할 때, 행복하다. 어버이연합 어르신들이 저더러 ‘종북악마’라고 한다. 어버이연합에서 답장이 왔는데, 저희 아버지를 영입하고 싶다고 하더라. 사회가 침묵하고 있어 극히 상식적인 제가 특별해 보이는 것 같지만, 제가 하는 일이 상식적이어서 겁나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래군, “다시 민주주의’가 아닌 ‘새로운 민주주의’ 지향해야”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지도위원은 “이 나라의 모든 비정상의 뿌리는 분단에서 기인한다. (해방 후) 군, 경찰, 재계, 학계 모두 친일파들이 독점했다. 그런 비정상을 바로 잡아온 것이 민주화운동이고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국민행동’은 한심한 야당을 국민의 힘으로 바로잡아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2월 4일 제안자 모임(발족식)에 각 당을 초청, 여당과 1:1로 싸울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묻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은 “문익한 목사님은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요, 민주주의는 민중의 부활이다‘라고 하셨다. ’다시민주주의포럼‘은 그 말씀을 따라 긴 행진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북핵문제와 관련, 그는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하며, “북한은 핵을 자위적 수단이라고 한다. 실제로 북한의 입장에서 세계 최강의 핵무기에 의해 직접 겨냥 당하는 당사국으로서 어떤 생각을 할까. 1976년부터 시작된 북한에 대한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훈련을 수십 년간 겪으면서 북한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당사자인 북한이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핵무기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대해서는 확실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비핵화는 구호만으로는 안 된다. 한반도의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운동을 해 나가겠다.”고 향후 운동 방향을 밝혔다.


박래군 4.16새월호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조성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지도위원의 북핵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북한의 핵개발이 자위적 수단이라고 하지만 분명히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시 민주주의’의 내용이 뭔가. 혹시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대한 향수에 젖은 시각이 아닌가. 김대중과 노무현에 대해서도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 (민주 정권 때) 절차적 민주주의를 실현했고 정치적 권위를 내려놓은 것 등 일정 부분의 성과는 있었지만, 당시 불평등 문제를 심화시킨 신자유주의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것은 경제민주화에 역행한 것이었다. 그동안 이뤘던 민주화의 기반을 약화시킨 것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였던 것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 때의 민주주의로 ‘다시’ 돌아가자는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 우리는 아직도 전두환 독재정권 때 싸워서 획득했던 민주주의만 애기하는 것 아닌가. ‘다시’ 가 아니라 ‘새롭게’ 재구성되는 민주주의로 가야 하는데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또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 4.16 특조위는 종료되고 팽목항과 안산, 그리고 광화문 분향소를 철거하며 세월호는 끝났다고 할 것”이라며 “세월호와 관련한 총선시민연대를 만들어 세월호 참사를 해결하는 공약을 내걸게 하는 메니페스토 운동에 대한 지지와 세월호에 대해 막말을 했던 후보들에 대한 낙선운동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여러분들의 말씀을 듣고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이런 것들을 합해 2월 4일 출범식을 알차게 준비하겠다.”면서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과를 넘어서는 제3의 가치를 만들어 내자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함 신부는 이어 “문익환 목사님 말씀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최선이 안 될 때는 차선을 선택하고, 최악은 버려야 하는데 그 최악을 버릴 수 없을 때는 차악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하셨다.”면서 “조금씩 양보해서 차선이라도 선택하면서 우리의 운동 의지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민의 힘으로 야당과 여당의 1대1 구도를 만들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자”고 촉구했다.


은동기 기자

<2016-01-21> NGO신문

☞기사원문: ‘야(野)! 1:1로’ (가칭) 다시민주주의포럼 결성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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