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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국정 역사 교과서, 학생들에게 제때 못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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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복면집필’ 교육부, ‘박정희 미화’ 지적 국정교과서 아직 보급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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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가 배포를 미루고 있는 초등<역사> 교과서 실험본의 144쪽 내용.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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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국정 역사 교과서 ‘복면집필’ 논란을 빚은 교육부가 봄방학이 코앞인데도 초등학교 역사 교과서(6학년 1학기 <사회>)를 아직 학교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과서는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나오는 근현대사 국정교과서인데, 2014년 미리 나온 실험본에서 박정희 미화와 함께 무더기 오류 지적을 받았다.


“다른 교과서는 왔는데, 왜?” 새 학기 준비활동 피해


1일 교육부와 국회, 일선 초등학교에 따르면 교육부는 다른 초등 국정교과서와 달리 <역사 >교과서는 오는 15일쯤에나 학교에 배포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대부분의 다른 과목 국정교과서는 초등학교에 도착한 상태인데, 해당 교과서만 보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일∼12일 사이에 봄방학에 들어가는 상당수의 초등학교는 학생들에게 해 교과서를 배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책을 제때에 받지 못한 사태에 대해 일선 초등학교 교사들은 “황당하다”고 밝혔다.


오는 12일 봄방학에 들어가는 서울용두초의 박형준 교육과정부장은 “봄방학 때 학생들에게 역사 교과서만 나눠주지 못해 학생들의 예습은 물론 교사들이 학년교육과정 짜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왜 교육부가 해당 교과서만 아직 배포하지 않아 새 학기 교육 준비활동에 피해를 주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는 5일 봄방학에 들어가는 또 다른 초등학교의 부장교사도 “교육부가 초등학교 국정교과서를 이렇게 배포하지 않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초등 역사 교과서에 대한 내용을 국회에도 비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도종환 의원(한국사국정화저지특위 위원장)은 “이번 달 들어 해당 교과서에 대해 여러 차례 자료를 요구하고 상임위 질의도 했지만 교육부가 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과서를 마치 기밀문서처럼 비공개하는 것은 자신들의 행동에 스스로도 자신감을 갖지 못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 의원은 “교육부가 중·고교 역사 국정교과서도 올해 12월에 검증 과정을 거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또한 초등 역사 교과서 사례에 비춰보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오는 15일까지 일선학교에 해당 교과서를 보급 완료할 예정”이라면서 “왜 해당 교과서의 보급이 늦어졌는지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지난 1월 15일 뒤늦게 이 교과서에 대한 인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독재정치 감추기’ 등 수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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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역사교과서인 사회 <5-2>실험본 95쪽 내용.
ⓒ 역사정의실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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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초등 역사 교과서는 2014년 실험본에서 ‘박정희의 독재정치’에 대해 다음처럼 서술한 것이 확인되어 ‘독재 감추기’ 논란을 빚었다. (관련 기사: 내년 초등 <사회> “박정희 독재 감추기 심각”)


“박정희는 국민들이 잘 사는 것을 나라의 가장 큰 목표로 삼고, 개인의 자유보다는 국가의 발전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정치를 실시하였다.”(144쪽)


2014년 12월 9일 민족문제연구소·학술단체협의회 등 465개 단체가 모인 ‘친일·독재 미화와 교과서 개악 저지 역사정의실천연대’가 분석한 결과 해당 교과서는 350여 개에 이르는 오류가 지적되기도 했다.


이 내용 가운데엔 2013년 친일·독재 미화 지적을 받은 교학사의 고교<한국사> 교과서와 비슷한 잘못된 표현도 3가지가 지적됐다. “일제의 의병 ‘대토벌'(93쪽)”, “일본은 의병을 ‘소탕’하고자(94쪽)”, “일본은 쌀을 ‘수출’하는(96쪽)” 등의 표현이 그것이다.


이 교과서는 또 95쪽에서 “을사조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토 히로부미”라는 내용의 소개 글을 적어놓기도 했다. 이들 용어는 모두 일본의 시각에서 서술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윤근혁 기자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2016-02-01>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초등 국정 역사 교과서, 학생들에게 제때 못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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