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시민단체 관계자 얼굴 주먹으로 가격 “경찰 조사 받는 중”
▲ 어버이연합 서울역 난동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 수십명이 5일 오전 설연휴 귀향객들을 대상으로 서울역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던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시민들,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 국정교과서 반대 시민단체 회원들을 향해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서명운동중인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을 향해 삿대질과 폭언을 하고 있다.ⓒ 권우성 |
▲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 뺏는 어버이연합 어버이연합 회원이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을 뺏으려 하고 있다.ⓒ 권우성 |
▲ 어버이연합 서울역 난동 어버이연합 회원이 한 시민단체 회원의 멱살을 잡고 있다. 이 어버이연합 회원은 시민단체 회원에게 주먹을 여러차례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고 지목되어 경찰에 연행되었다.ⓒ 권우성 |
▲ 어버이연합 회원에 맞아 피흘리는 시민 어버이연합 회원이 여러차례 휘두른 주먹에 얼굴을 맞아 코피가 흐르는 한 시민단체 회원이 폭행한 어버이연합 회원을 연행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
▲ 경찰에 연행되는 어버이연합 회원 한 시민단체 회원에게 주먹을 여러차례 휘둘러 코피를 나게 한 어버이연합 회원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오른쪽 붉은색 옷을 입은 이는 피해자.ⓒ 권우성 |
“좌파, 세월호 이놈들은 안 잡아가고, 왜 노인네를 잡아가.”
귀성객으로 붐비는 서울역 광장 한복판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의 욕설과 고함이 터져 나왔다. 5일 오전 11시 35분께 416연대, 백남기대책위,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 시민사회단체가 연 설맞이 기자회견에 난입한 보수단체 회원이 한 시민단체 관계자를 폭행했다. 아이 손을 잡고 설을 맞아 고향을 찾는 가족이 즐비한 서울역 입구 앞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폭행 가해자는 곧바로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이후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30여 분 동안 연행된 회원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동시에 시민사회단체와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불순분자’ ‘간첩놈들’ 등의 막말을 퍼부었다. 곧 경찰 100여 명이 이들을 에워싸고 소란을 저지했다. 저지벽에 갇힌 회원들은 소동 말미 누군가 ‘사무실로 갑시다’ ‘출발합시다’를 외치자 이내 뿔뿔이 흩어졌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한 어버이연합 회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놈들이 와서 우리를 막았다”면서 “서명하라고 나왔는데 우린 잡아가나,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 회원에 따르면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응원한 ‘민생구하기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1천만 서명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
▲ 어버이연합 서울역 난동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 수십명이 5일 오전 설연휴 귀향객들을 대상으로 서울역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던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시민들,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 국정교과서 반대 시민단체 회원들을 향해 폭언과 폭력을 행사했다.ⓒ 권우성 |
▲ 어버이연합 서울역 난동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민생살리기 입법촉구 서명운동’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권우성 |
▲ 어버이연합 서울역 난동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어버이연합 회원들의 난동을 지켜보고 있다.ⓒ 권우성 |
▲ 어버이연합, 세월호 유가족 향해 삿대질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서명운동중인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을 향해 삿대질과 폭언을 하고 있다.ⓒ 권우성 |
▲ 어버이연합 서울역 난동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찰이 서울역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막고 있다.ⓒ 권우성 |
▲ 경찰에 둘러싸인 어버이연합 경찰이 서울역광장에서 어버이연합 회원들을 에워싸고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권우성 |
보수단체, 귀성길 난동… 욕설에 폭행까지
실제 상황은 위 회원의 말과 달랐다. 5일 오전 11시께 서울역 입구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역사교과서 정상화 등을 위한 서명 운동을 진행하던 시민사회단체의 테이블 앞으로 보수 단체 회원 30-40여 명이 욕설과 고함을 외치며 들어섰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 등이 선 416연대의 서명대 앞에서도 “불순분자들”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한 회원은 시민단체가 든 손팻말을 발로 밟기도 했다. 함께 난동을 벌인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의 손엔 ‘경제활성화 위한 천만 서명 운동’ 등의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11시 10분께 열린 시민사회단체의 합동 기자회견 현장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출동한 뒤에도 소란을 멈추지 않고 몸싸움까지 벌이자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어버이연합 회원을 막아섰다. 이에 분노한 한 회원이 관계자의 얼굴을 주먹으로 세 차례 가격했고 특별한 방어 없이 폭력을 당한 이 관계자는 코와 입이 터지는 등 부상을 당했다.
폭행 피해자의 바로 옆에서 상황을 목격한 김한정희씨는 “(기자회견) 실무자들이 기자회견이 곧 끝나니 가시라고 막으니 한 할아버지가 갑자기 (실무자 한 사람을) 주먹으로 쳤다”면서 “경찰이 오니 더 흥분하셨다.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갔는데, 다친 분은 코와 입술이 터져 피를 흘렸고 한쪽 눈의 핏줄도 터졌다”고 말했다.
권우상 기자
<2016-02-05>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어버이’들의 귀성길 난동, 욕설에 폭행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