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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발굴’ 위해 지역사회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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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2시 홍성 광천 유해매장지 현장에서 열린 개토제에서 홍성문화연대 소속 윤혜경씨가 진혼무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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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2시 홍성 광천 유해매장지 현장에서 열린 개토제에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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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군인과 경찰에 의해 살해된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이 시작됐다. 66년 만의 일이다.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아래 공동조사단)과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홍성대책위원회(아래 홍성대책위)는 25일 오후 2시 홍성군 광천읍 담산리 폐금광 앞에서 유해발굴을 알리는 개토제를 개최했다. <관련기사 : 홍성 광천 폐금광에서 살해된 희생자 수는?>


이곳 폐금광에는 1950년 6월부터 10월까지 보도연맹원 및 부역 혐의 등으로 30∼60여 명이 군경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기구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2009년 충남지역 국민보도연맹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결정서를 통해 “국가권력이 불법으로 민간인을 살해한 것”이라며 “국가는 유족을 비롯한 국민에게 사과하고 위령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그로부터 7년이 지나도록 사과는커녕 희생자 유해마저 버려둬 오고 있다. 보다 못한 시민단체가 나서 지난 2014년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을 결성, 시민의 손으로 유해발굴을 벌이고 있다. 이날 유해발굴은 ‘진주지역 보도연맹사건 희생자와 대전형무소사건 관련 민간인 학살 희생자에 이어 3번째 발굴이다.


홍성과 예산지역 시민단체, 대책위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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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2시 홍성 광천 유해매장지 현장에서 열린 개토제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의 유해를 ‘밝은 곳으로 모시겠다’고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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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유해발굴에는 하루 30 여명이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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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차 유해발굴은 1,2차에 비해 특별했다. 우선 홍성지역은 물론 예산지역 시민사회단체까지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형무소사건 희생자 유해발굴 때도 시민사회단체가 나섰다. 홍성대책위는 대전대책위보다 참여 범위와 폭이 더 넓다. 홍성대책위 참여 단체는 예산환경운동연합, 홍성민주시민연대, 홍성민주노총건설노조, 홍성문화연대, 민족문제연구소 홍성지부, 민족문제연구소 예산지부, 예산역사연구소, 홍성평화통일연구회 등이다.


홍성문화연대에서는 개토제 행사에서 진혼무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기독교 목사를 비롯해 홍성 용봉산 기슭에 있는 석불사 범상 스님과 원불교 홍성교당 교무 등이 나서 넋을 추도했다.


특히 홍성군과 홍성군의회도 나섰다. 홍성군은 이번 유해발굴 사업에 1500만 원을 지원했다. 자치단체가 공동조사단이 벌이는 유해발굴 사업에 예산을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개토제에도 군청 주무부서 과장과 주무관이 참여했다.


홍성군과 홍성군의회는 유해발굴 예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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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2시 홍성 광천 유해매장지 현장에서 열린 개토제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이 제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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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러난 폐금광 입구. 공동조사단은 이곳에 최대 60여 명이 묻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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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 참석자가 두손을 모으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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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원들도 관심을 표명했다. 최선경 의원(홍성읍)은 예산마련?을 위해 앞장 섰고, 윤용관, 황현동 의원은 최 의원과 함께 개토제에 참석했다. 이종화 도의원도 이날 현장을 방문했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도 이날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유해발 발굴단을 격려했다. 김 교육감은 “진정한 과거사 청산을 위해서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다”며 “충남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역사를 제대로 교육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부친을 잃은 유가족인 최홍이(74)씨는 “늦었지만, 전국 시민단체를 비롯해 지역 사회가 나서 힘을 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가족인 이종민 씨도 “공동조사단과 홍성대책위, 관심과 애정을 보내준 여러분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선주 발굴단장(충북대 명예교수,공동조사단 공동대표)은 “어두운 땅속에 갇혀 있는 희생자들의 유해를 최선을 다해 밝은 곳으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유해발굴에는 하루 30여 명이 참여해 29일까지 발굴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희생자 유해발굴 규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지철 교육감 격력사 전문] 

김지철 교육감 “어둡고 아픈 역사지만 제대로 교육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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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철 충남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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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 전, 한국전쟁의 비극 속에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모든 희생자분께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합니다. 억울한 죽음으로 인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의 세월을 살아오셨을 유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인사를 전합니다. 2016년 오늘, 분단의 비극이 해결되기는커녕 남북 관계가 갈등과 대립을 반목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아픈 역사 속에서 억울한 죽임을 당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해를 찾아 안치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고 배상하는 일은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또한,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여 책임자롤 처벌하고 이 모든 사실을 역사에 남겨 후세에 교육하는 일 또한 마땅히 국가의 몫입니다.


그러나 2010년 진실화해위원회가 종료된 뒤, 이분들의 죽음은 방치되어 다시 역사의 암흑속에 묻힐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시민들이 뜻을 모아 2014년부터 매년 유해발굴을 지속해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어제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오늘의 화합을 이루는 일이고, 내일의 평화를 약속하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의 활동에 경의를 표합니다.


식민지 지배와 분단, 한국전쟁, 군사독재를 거치며 우리 사회에는 국가폭력에 의해 억울한 죽임을 당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분들이 너무나 많이 계십니다. 민주화 이후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피해자들의 명예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진정한 과거사 청산을 위해서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충남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역사를 제대로 교육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어둡고 아픈 역사라 하더라도 이를 직시할 때만이 비로소 새로운 내일을 열어갈 수 있다는 것을 굳게 믿습니다. 또한, 충남교육청에서는 자유, 민주, 평등, 생명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 가슴에 통일염원 새겨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유해발굴조사가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6-02-25>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유해발굴’ 위해 지역사회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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