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3·1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송파구청에서 열린 ‘1919년 그날의 함성’ 3·1절 기념행사에서 참가한 송파구립 합창단원들이 순국선열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되새기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16.02.24. go2@newsis.com 16-02-24 |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3·1일절이요? 독립 기념하는 날 아닌가요?”
97주년 3·1절을 맞아 어린 학생들에게 던진 질문에 다소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일제 강점기에 대항했다는 의미는 어쨋든 통했지만, 3·1일절의 진정한 의미와는 전혀 거리가 먼 답이었다.
97전년 3월1일. 종로구 탑골공원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선 일제 식민지에 저항하는 독립운동이 시작됐다. 학생·지식인·농민 등 전 계층의 민중들은 수개월 동안 일본에 독립을 요구했다.
3.1운동으로 광복을 얻진 못했지만 이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는 등 독립운동이 체계화되는 기틀이 마련됐다. 이같은 민중정신을 기리기 위해 1949년 정부는 3.1절을 제헌절·광복절·개천절·한글날과 함께 5대 국경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3.1운동 발생 97년 후인 현재, 시민들 사이에선 3.1절의 의미가 흐려지고 있다. 시민 상당수는 3.1절을 ‘독립을 기념하는 날’로 기억하는 등 본질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 여타 국경일과 구분 없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0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중·고생 39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 80% 이상이 “3.1절이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날인지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3.1절을 ‘3·1만세 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날’로 알고 있는 학생은 60%에 불과했다.
6년이 지난 현재도 학생들의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은평구 한 초등학교 4학년에 진학하는 강모(10)양은 “3월1일이 3.1절인 것은 안다”면서 “정확히 무슨 날인지는 모르겠다. 학교에서 배운 적이 있지만 기억나진 않는다”고 어려워했다.
은평구 지선중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15)양도 “삼일절은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난 날”이라고 설명했다.
성인들 사이에서도 3.1절을 정확하게 인식못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지난해 2월 갤럽이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3.1운동이 있던 해’를 물은 결과, 10명 중 3명꼴인 32%만 ‘1919년’으로 정확하게 답했다. 절반가량은 ‘모른다’고 답하거나 응답을 거절했다.
연령별로 40대가 유일하게 응답자 절반가량인 47%가 정답을 했고, 대부분의 연령대 응답자들은 30% 내외만이 ‘1919년’으로 올바르게 알고 있었다. 60대 이상은 18%만이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직장인 윤모(27·여)씨는 3.1절에 대해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 아니냐”며 “몇 년에 발생했는지는 모르겠다. 광복이 45년인 것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신모(33)씨는 “독립선언문을 읽고 독립운동한 날로 알고 있다”면서도 “정확한 발생연도는 모르겠다. 30년대 이후일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역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역사의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3.1절이라든지 국경일 때만 독립운동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계속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박물관이나 예술 등을 통해 시민들이 역사에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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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1>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