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인명사전’ 갈등 격화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보수성향 학부모단체가 ‘친일인명사전’ 구입 예산을 의결한 서울시의회를 검찰에 고발키로 하는 등 친일인명사전 비치를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자율교육학부모연대(자교연) 조진형 대표는 2일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난신적자’들이 떨었다고 전해라」 , 2016-02-16, 통일뉴스>
조 대표는 “지방재정법에 국가 정책에 반하는 경우 지방예산을 편성할 수 없도록 돼 있고 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도 일제시대에 일정한 관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친일행위로 규정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시의회의 친일인명사전 구입 예산 의결이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 친일인명사전 필사본 제작 범국민 운동 취지 설명하는 서울시의원들 |
그는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예산을 서울교육청이 중·고교에 내려보내 친일인명사전을 교내 도서관에 비치하라고 지시한 것 역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자교연은 앞서 지난달 18일 서울교육청을 상대로 친일인명사전 관련 지시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친일인명사전은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일제 시대에 관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친일로 규정하는 등 문제가 있다”며 “시의회와 교육청의 행위가 ‘친일 청산’으로 포장되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은 지난해 말 서울시의회 의결에 따라 3월 새 학기 시작 전까지 583개 중·고교 도서관에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전 3권)을 한 질씩 비치하기로 하고, 학교당 30만원의 예산을 중·고교에 내려보냈다.
그러나 일부 학교가 예산 거부 또는 집행 보류 의사를 밝히고 보수성향 단체들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돼 왔다.
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최근 예산 집행을 거부한 학교장을 상임위에 출석시키겠다고 밝힌 데 대해 보수단체들이 검찰 고발이라는 ‘맞불’을 놓는 등 양측의 대립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 친일인명사전의 학교 비치에 반대하는 학부모단체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일 대변인을 통해 내놓은 3·1절 논평에서 “우리 학교 도서관에 겨우 ‘친일인명사전’ 한 질을 구비하는 것이 아직도 논란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일제에 맞선 저항의 역사 앞에 후손으로서 부끄럽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 이상수 대변인은 자교연의 고발 방침에 대해 “의회에서 의결된 내용을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집행한 것으로 법률 검토 결과 위법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며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2016-03-0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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