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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가능한 나라’로 변하는 일본…올바른 역사교육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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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 후원하는 히구치 유이치 고려박물관장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지금 일본은 다시 한 번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인 만큼 어두운 과거를 제대로 알고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최근 방한한 고려박물관의 히구치 유이치 관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올바른 역사 교육의 장이 필요함을 이렇게 강조했다.


▲ 히구치 유이치 관장(왼쪽)


히구치 관장은 일본의 식민통치를 총체적으로 조망하고자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서울 내 건립을 추진 중인 식민지역사박물관 후원 모임의 공동 대표다.


일본 후원회는 일본에서 500만엔(약 5천200만원)을 모금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까지 200만엔(약 2천만원)을 모았다.


히구치 관장은 “박물관이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전시해 일본인과 한국인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심어줬으면 한다”며 “모금 운동을 계속 전개하고, 일본에만 있는 식민지 시대 관련 중요 자료들을 모아 박물관에 기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일조선인운동사 연구회 사무국장도 맡고 있다. 이번에는 강원도 화전민을 연구하려고 방한했다. 강원도에만 네 번째 방문이다.


히구치 관장의 주요 연구 분야는 1945년 이전 농민 생활사다. 강원도 화전민들의 삶이 일본인은 물론 당시 조선인의 평균적 삶보다 훨씬 곤궁했다는 것이 조선총독부 통계에 나와 있어 그 실상을 파악하려고 직접 현장을 찾는다.


히구치 관장은 “식민지 시대 실상을 알리는 것은 그 시대를 긍정하도록 우경화하는 일본 사회에 맞서는 의미 있는 일”이라며 “박물관 건립을 도와 일본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변해가는 것을 막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히구치 관장이 운영하는 고려박물관은 2001년 12월 일본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 개관했다. 고대에서 근대까지 한일 교류사를 보여주는 자료와 외부에서 기증받은 민속 공예품 등을 전시한다.


지금은 한국의 그림책을 기획 전시하고 있다. 전에도 한일청구권협정, 한국의 원자폭탄 피해자 등 양국 관계에 관한 중요 주제를 기획한 바 있다.


히구치 관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내 피폭자 중 한국인이 포함됐다는 사실도 모르는 일본인이 많다”며 “작년에 한국에 있는 원폭 피해자를 만나러 방한했고, 일본에서도 피해자들을 만나는 한편 연구자들과 인터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과거사 청산 운동에도 조예가 깊은 히구치 관장은 작년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피해 당사자를 배제한 채 양국 정부 간 이뤄진 합의를 피해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지금이라도 피해자 의사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며 “양국 모두 올바른 역사 인식에 근거해 국가가 개입하지 않은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amja@yna.co.kr


<2016-05-01> 연합뉴스

☞기사원문: “‘전쟁 가능한 나라’로 변하는 일본…올바른 역사교육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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