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학살유해발굴조사단 “21구 유해발굴” 결과 보고
▲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 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 아래 조사단)은 20일 오후 2시 홍성군청 회의실에서 광천읍 담산2리 산 92번지 폐금광 현장 유해발굴 보고회를 개최하고 있다. | |
ⓒ 심규상 |
▲ 충남 홍성군 광천읍 담산2리 산 92번지 유해발굴 현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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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군경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이 집단 매장돼 있는 홍성군 광천읍 폐광산 유해발굴지에서 모두 21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이중 일부 희생장 유족들이 유전자 감식을 의뢰,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 아래 공동조사단)은 20일 오후 2시 홍성군청 회의실에서 광천읍 담산2리 산 92번지 폐금광 현장 유해발굴 보고회를 개최했다.
박선주 발굴단장은 결과 보고에서 “모두 21구의 유해와 30여 점의 유품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이어 “20대가 6명, 30대 8명, 40대 2명, 판단불가 불가 1명으로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공동조사단은 M1소총 탄두와 증언 등으로 미뤄 가해 주체를 군인과 경찰에 의한 것으로 추정했다. 희생자들은 1950년 7월 초에 희생된 홍성지역 보도연맹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공동조사단은 “1950년 9.28 수복 후 10월 초에 발생한 부역혐의 희생자라는 증언도 있어 유전자 감식 결과가 나와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2명의 희생자 유족은 서울대법의학교실에 유전자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이들은 1950년 7월 경, 광천읍 폐광산에서 각각 부친이 희생됐다고 밝히고 있어 유전자 감식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500만 원 예산 지원한 홍성군수 ”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
▲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 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 아래 조사단)은 20일 오후 2시 홍성군청 회의실에서 광천읍 담산2리 산 92번지 폐금광 현장 유해발굴 보고회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이 감사를 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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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 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 아래 조사단)은 20일 오후 2시 홍성군청 회의실에서 광천읍 담산2리 산 92번지 폐금광 현장 유해발굴 보고회를 개최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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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단장은 “폐광 동굴의 상태가 매우 좋아 보존가치가 높다”며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현장을 보존해 추모공원이나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활동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군은 이번 유해발굴과 유해안장에 3500만 원을 지원했다. 김석환 홍성군수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홍성군에서 민간인 희생자 지원 조례를 제정해 위령제도 지내게 하고, 위령비도 세웠다”며 “유족들이 일부 유해를 발굴한 데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해매장 현장 복원과 관련해서는 “사유지라 복원이 쉽지 않다”며 “나중에 정부 차원에서 복원 계획이 마련되면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군수는 이날 유해발굴공동사단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김 군수 외에도 유해발굴에 적극 나선 이상근 홍성군 군의회의장과 최선경 군의원,박선주 단장 등이 감사패를 함께 수여했다.
최홍이,이종민씨 등 희생자 유가족들은 “유족들의 한을 풀어줘 눈물이 날 정도”라며 “한 뜻으로 유해발굴에 나서 준 홍성군과 군의회, 관련 시민사회단체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1일, 홍성 용봉산 추모공원에서 ‘안치식’
공동조사단과 홍성대책위는 발굴된 유해를 홍성 용봉산 추모공원에 안치하기로 하고 21일 낮 12시 안치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발굴은 공동조사단의 3차 발굴로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8일까지 진행됐다. 지난 2014년 1차 발굴에서는 ‘진주지역 보도연맹사건 관련 민간인 학살 희생자'(경남 진주 명석면 용산리) 39명의 유해와 유품을, 지난해 2차 발굴에서는 ‘대전형무소사건 관련 민간인 학살 희생자'(대전 동구 낭월동) 약 20명의 유해와 유품을 발굴했다.
▲ 김석환 홍성군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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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조사단에는 한국전쟁유족회, 민족문제연구소, 4.9통일평화재단, 포럼진실과정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장준하특별법제정시민행동, 역사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홍성대책위에는 홍성·예산환경운동연합, 홍성민주시민연대, 홍성민주노총건설노조, 홍성문화연대, 민족문제연구소 홍성지부, 민족문제연구소 예산지부, 예산역사연구소, 홍성평화통일연구회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정부는 희생자들이 국가의 불법행위로 억울하게 살해됐음을 인정하면서도 유해발굴과 안장 등 국가 차원의 최소한의 조치를 외면하고 있다. 보다 못한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시민의 손으로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자며 지난 2014년 ‘공동조사단’을 결성, 매년 한 곳씩 방치된 유해를 찾아 발굴하고 있다. <관련 기사 : 군경에 살해된 ‘O병규’를 아십니까?>
<2016-05-20>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