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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강제징용 희생자 강인창씨 증언집 한일 양국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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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가 주도한 日 오키나와 ‘한의 비’ 건립 10주년 추도식 맞춰 첫선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로 끌려가 희생된 조선인들을 추모하는 ‘한(恨)의 비(碑)’가 10여년전 한일 양국에 순차적으로 세워졌다. 한의 비는 1999년 경북 영양군에 세워진데 이어 2006년에는 일본 오키나와 요미탄(讀谷) 마을에 건립됐다.

오키나와 건립 10주년을 맞아 이 비석의 건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징용 피해자인 고(故) 강인창씨의 증언집이 양국에서 출간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강씨의 증언집 ‘전 조선인 군부 강인창 증언 한을 품고 – 할아버지의 유언’이 오키나와에서 한의 비 건립 10주년 추도식이 열리는 11일에 맞춰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다고 밝혔다.


편집이 마무리되는 대로 국내에서도 한국어판이 출간된다.

한의 비는 태평양전쟁 오키나와전(戰) 당시 강제징용돼 희생된 조선인의 넋을 기리고자 강씨와 일본 시민활동가 마메타 도시키씨 등 양국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만든 위령비다.


▲ 오키나와에 세워진 ‘한의 비’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오키나와전에 징집된 강씨는 전쟁 후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경북 영양군 지회장직을 맡으며 1996년 일본군 ‘유수명부’를 조사했고, 경북에서 오키나와로 끌려간 조선인 3천여명의 기록을 찾아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는 1997년 오키나와에서 마메타씨가 개최한 태평양전 희생자 추모 행사에서 고통스러운 전쟁의 진상을 생생하게 증언했고, 그 충격은 한의 비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번 증언집 발간은 일본 시민단체인 ‘오키나와 한의 비 모임’이 주도해 이뤄졌다.

아사토 에이코 모임 대표는 2010년 3월 허점숙 일본 메이오대 교수와 함께 강씨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증언집을 정리했다.

증언집에는 강씨의 어린 시절부터 결혼, 강제동원, 군부생활, 포로생활, 귀국 후 활동 등 인생사뿐 아니라 강씨 사진과 그의 활동을 담은 신문기사 등 다양한 자료도 실렸다.


아사토 대표는 “전후 70년이 넘도록 한국인 피해자를 돌아보지 않는 오키나와인에게 이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증언집을 출간하는 목적”이라며 “한국인 피해자 한 사람의 인생을 기록한 책이 오키나와에서 나오는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11일 ‘한을 품고 희망을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열리는 추도식에는 ‘오키나와 한의 비 모임’ 회원 등과 더불어 강씨의 막내딸과 사위, 이희자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대표가 참석한다.

이희자 대표는 “이번 증언집에는 강인창 어르신이 오키나와로 징발됐을 때의 기억과 다른 피해자나 유족의 아픔을 보듬으려는 열정이 담겼다”며 “‘한의 비’가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이 빚어낸 아픔을 함께 나누고 희생자를 기억하며 추모하는 현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오키나와 ‘한의 비’ 제막식 당시 고 강인창씨의 모습 [민족문제연구소]

kamja@yna.co.kr


<2016-06-10> 연합뉴스

☞기사원문: 태평양전쟁 강제징용 희생자 강인창씨 증언집 한일 양국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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