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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여는 역사』 2016년 여름 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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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내일을여는역사재단·민족문제연구소 l 출판사: 민연 l 15,000원 ㅣ335page l 발행일: 2016.6.13. l ISSN 1228-8802 l 9771228880200-62


<내일을 여는 역사>는 2000년 창간해 현재까지 17년 동안 역사대중화를 위해 힘써온 잡지입니다. 올해부터는 ‘내일을여는역사재단’과 ‘민족문제연구소’가 함께 힘을 합치기로 했습니다. 친일·독재 비호세력들이 어줍지 않게 국민들의 일상과 정신세계마저 지배하려는 이때, 우리들은 힘을 합쳐 관제 역사의 전파를 막는 데 앞장서고자 합니다.


<내일을 여는 역사>가 역사의 진실을 알리고 사회의 정의를 지키는 데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면서, 우리 역사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특집1> 유신체제는 왜 몰락했나?

– 공안사찰: 감시와 자기검열의 일상화 / 김원

– 공장새마을운동과 민주노조운동 / 유경순

– 제도언론의 정착, 민중언론의 태동 / 김한종

– 교육 통제와 학교 교육 / 김한종

– 대중문화 통제: 감성까지 국정화하려는 오만 / 이하나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던 ‘신뢰의 정치인’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 벌써 3년하고도 반이 지났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내걸었던 복지 중심 공약을 실천한 것이 거의 없다. 지난 4.13총선에서 현 정부의 실정을 꾸짖는 준엄한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고도 국회가 정부 발목을 잡아서 아무 것도 못 했다고 남의 탓만 하여 청와대에 모였던 전국 언론사 국장들을 아연하게 했다.


국회가 여소야대 국면에 돌입하여 정권이 레임덕에 빠질 국면에 임해서도 박대통령은 여전히 전세계를 돌면서 정상 외교를 한다. 이란에 가서는 자그마치 42조 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양해각서 체결조차 실패한 사업들이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에 가서는 ‘코리아에이드’라고 커피숍에서 파는 음료도 아닌 요상한 원조 프로젝트를 제시하여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대통령의 연설이나 대화에서는 항상 ‘국가’와 ‘국민’이라는 단어가 떠날 줄을 모른다. 자신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불철주야 노심초사하고 있단다. 박대통령의 의식은 21세기 속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와 똑같이 ‘국가와 국민만을 위해 살았다’는 아버지 박정희의 시대 20세기 후반 속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누구나 20대 젊었던 시절이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대통령은 집권 초기 중요한 자리에 유신체제기 부친과 함께 일했던 인물들을 다수 기용했다. 최근에는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을 통해 새마을운동을 홍보하고는 아프리카를 직접 방문하여 그 성과를 직접 홍보하기까지 하고 있다.


그렇게 유신체제기 한국 사회가 좋았을까? 1971년 말 ?국가보위에관한특별조치법?을 통해 노동자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불구화시킨 박정희는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으로 국민을 통일의 희망에 설레게 만들어놓고는 다시 10월유신을 선포함으로써 1961년에 이어 국가를 두 번째 강탈하였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급조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안내 해설용 공식원고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중화학공업 중심의 산업구조 변경을 위해 유신체제를 선포하고 유신체제가 중화확공업화를 뒷받침했다”고 쓰여 있다. 유신 선포가 중화학공업화를 위해서였고, 그 덕분에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으며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민주주의보다 독재 정치 체제가 더 효율적이라는 학계 일각의 논의도 있다. 그러나 유신체제 말기의 제반 현상은 유신체제가 경제 발전은 물론 박정희 독재 체제를 유지시키기도 어려웠음을 확인하게 해준다.


유신체제가 왜 어떻게 몰락했는가? 이번 호 <특집 1>에서는 그 답을 찾아보고자 했다. 박근혜 정부가 보이는 말기적 현상을 보면서 기시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유신체제에서 제일 먼저 드러나는 특징은 전 사회에 대한 일상적 감시였다. 김원의 글은 유신체제 하 중앙정보부에 의해 이뤄진 지역사회, 대학, 정치인, 재야인사, 노동자와 교회단체 그리고 재일동포에 대한 사찰의 양태를 살펴보고, 이러한 공안사찰의 재생산이 국민 대중의 일상생활을 상시적으로 옥죄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유신체제의 대표적 법령 긴급조치 위반 사건 282건 가운데 20% 이상이 술집에서 일어났고 주된 죄목도 시국비판, 박정희 개인 비판이었다. 재일교포 유학생을 고문에 의해 간첩으로 둔갑시킨 사건이 비일비재한 것도 유신체제의 특징이었던 바, 최근에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을 조작해낸 국정원의 행태는 박정권이 아직도 유신체제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신체제는 경제적으로는 노동자의 기본권을 탄압함으로써 재벌과 독점자본의 이익을 보장해주었다. 유경순은 공장새마을운동이 군대식 집단훈련과 일상적 의례를 반복함으로써 노동자들을 ‘공동체적 질서’ 속으로 편입·통합하고 근면과 성실, 충성과 효도를 강조하면서 기업주들로 하여금 무보수 연장근로나 무급 휴가와 상여금 삭감 등 노동 비용을 절감시키는 방편이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공장새마을운동을 일면 수용하는 듯하면서도 1970년대 후반 동일방직, 원풍모방, 콘트롤데이타, 반도상사, YH노동조합 등 10여 개 사업장에서 민주노조를 건설함으로써 유신정권을 몰락시키는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민주주의를 달성하는 데 핵심적 방편은 집회·시위·언론·출판의 자유라고 할 것이다. 손석춘은 유신체제가 언론을 어떻게 길들였는지, 그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를 통해 민중 언론이 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유신체제는 정권을 비판하는 기사만 삭제한 것이 아니었다. 빈민들이 판자촌을 철거하는 데 저항하는 기사, 연탄 값 폭등과 같은 민생 관련 기사, 박정희 정권의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손상시킬 수 있는 기사까지 통제하였다. 이에 비견되는 사태가 세월호 사건을 다룬 영화 <다이빙벨> 상영 제한 조치, 박근혜 대통령 부재중 7시간 행적 추정 보도 탄압 등일 것이다.


김한종은 유신체제기 교육이 중·고등학교 평준화와 국가주의 및 충효 이념 주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서 전국의 대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군사 교육을 실시하고 1975년에는 학도호국단을 부활시킴으로써 학원을 병영화 하였다. 게다가 1974년에는 대부분의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국정화 하였다. 국사와 사회, 도덕 국정 교과서에는 반공정신뿐 아니라 새마을운동, 10월유신 등 박정희 정부의 정책을 미화하거나 홍보하는 내용들이 들어갔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도 여당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부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새마을운동과 자기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정책을 미화하고 홍보하려는 데 여념이 없다. 내년이 부친 탄신 100주년임에랴!


영화, 가요 등 대중문화가 점차 한국사회에서 중요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하나의 글은 유신체제가 반공영화와 새마을영화, 금지곡과 대마초 파동을 통해서 영화인과 대중가요 가수, 작곡가 등을 탄압한 양상을 적나라하게 분석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청년문화 정신을 뿌리 뽑음으로써 국민대중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하고자 하는 정권의 야망이 불러온 한국 대중음악계의 분서갱유였다. 지금도 그러하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탄압, 박정희를 비판한 연극이나 희곡에 대한 지원금 단절 사태 등이 문화행정에 관여하는 공무원들이나 위원회에 의해 ‘알아서 기는’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


<특집2> 학교 교육의 나아갈 길

– 한국 교육과 학교의 오늘 / 정현주

– 우리 교육, 어디로 가야하고, 어떻게 가야하나? / 권재원


1997년 IMF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이는 다시 ‘금수저 흙수저 교육’ 논란에서 보듯이 교육의 양극화로 연결되고 있다. ‘개천에서 용나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들 한다. <특집 2>에서 한국의 교육문제를 다룬 이유이다. 경쟁교육의 폐해를 지적해왔던 정현주는 한국 교육이 엄청난 예산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교육 수단에 불과한 평가 제도가 교육의 모든 것이 되어 버려 최상위권 학생들을 위해 다수 학생들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공정한 입시’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되어 왔기에 학력과 대학 서열화에 의한 임금 격차는 더욱 커져 왔으므로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대학 서열화를 타파하고 직업간 임금 격차 및 노동 조건의 격차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직 교사인 권재원은 한국 공교육이 공적 성격을 상실한 지 이미 오래라고 본다. 민주시민 양성에 실패함은 물론 학생 개인의 행복도 만들어주지 못하며 교사의 전문성까지 간섭·침해하고 있다고 하였다. 공교육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개별 학생에 초점을 맞춘 자기 주도적, 맞춤형 교육을 폐기하고 학습 공동체에 바탕을 둔 협력적 문제 해결 능력 배양 교육으로 가야하며, 교과 분리형에서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전환할 것도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은 구두선에 불과할 뿐, 현재 선진국의 공교육 체제에도 도달하지 못했으므로 아직까지 남아있는 전근대적 잔재부터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론> 무엇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을 대표하는가? / 백승덕

백승덕이 1965년 한일협정이 반복된 듯한 2015년 말 한일 정부간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를 다루었다. 일본 정부가 10억 엔을 내놓고 한국 정부가 소녀상 철거에 노력하겠다는 이번의 합의는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한 것과 전혀 거리가 멀다. 이로써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일본은 과거사를 털고 ‘위엄’을 갖출 수 있게 되었으며, 한국은 대북 군사억지력 같은 이익을 얻어냈다. 그 와중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의 명예는 또다시 무시당했고 한일 양국민은 한 편의 사기극을 본 셈이라고 주장했다.


<통일에세이> 개성공단 폐쇄 100일을 맞으며: ‘53년 체제’ 위에 피어난 꽃, 시들다 / 김치관

박근혜 정부는 올해 2월 10일 북한의 핵실험을 응징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 폐쇄함으로써 입주 기업주와 노동자들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김치관은 <통일에세이>에서 개성공단 폐쇄가 남북 관계의 마지막 명줄을 끊고 반세기 이상 지속된 분단체제의 얼음장을 깨고 솟아난 여린 싹을 짓밟은 폭압적 조치라고 규정하였다. 이 조치는 2010년 이명박 정권의 5.24 대북제재 조치와 함께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불시에 내려 기업가들을 파산하게 만든 것으로, 입주기업과 협력업체의 피해를 배상해 주기는커녕 무이자 대출 ‘지원’만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역사확대경>

– ‘낙랑군 호구부’의 발견: 100년 낙랑고고학의 최대 수확 / 윤용구

– 재일조선인 단체의 형성과정-조련, 민단, 총련 / 김인덕

– 1987년 6월항쟁은 무엇이었나? / 박준성


<역사확대경>에서는 낙랑군의 소재를 둘러싼 논란, 재일동포 단체의 정체성, 1987년 6월항쟁을 다루었다. 윤용구는 낙랑군 호구장부가 출토된 무덤 구조와 부장 유물을 통해 낙랑군이 지금의 평안남도와 황해도 함경남도에 걸쳐 설치되었으며 중국 한대(漢代) 군현으로서 통치되었다는 기존의 연구 성과를 상세히 확증해 주었다. 이로써 유사 역사학자들의 비학문적 선동이 잦아들기를 바란다.


김인덕은 재일동포들의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거류민단(‘민단’으로 약칭)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으로 약칭)의 결성 경위와 초기 활동 양상을 정리하였다. 민단은 반공과 반탁운동을 바탕으로 남한 측에 섰고 총련은 해방 직후 결성된 재일본조선인연맹(조련)이 북한의 원조 하에 조직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의 존재를 단순히 대립 관계로 보면 안 된다는 당부를 하고 있다.


박준성은 1987년 6월민주항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30여 년 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있다. 전두환 일당의 광주학살 이후 1980년대의 학생운동과 정부의 녹화사업, 김근태 고문 사건,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금강산댐 조작과 평화의 댐 성금 모금운동, 건국대학교에서의 전국반외세반독재애국학생투쟁연합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4.13호헌조치가 6월항쟁으로 이어지는 맥락을 짚었다. 6월항쟁에 뒤이어 전개된 노동자대투쟁으로 노동자들을 천대하고 비하하던 ‘공돌이’, ‘공순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졌으나, 그 이후의 역대 민주정부에서 ‘노동’이 여전히 정책적 배려에서 소외되어 왔음을 지적하고 있다.


<예술과 현실의 소통>

– 2008~2016 홍자매의 모험 / 김진녕

– 문화예술계의 ‘을’ 방송작가, 현실을 말하다 / 김정현

<예술과 현실의 소통>에서는 평소 다루지 않던 소재인 퍼포먼스와 방송작가를 다루었다. 김진령은 올해 초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할머니 수요정기집회에서 어버이연합에 대항하여 ‘효녀연합’이란 피켓을 들고 즉석 퍼포먼스를 벌인 홍승은·홍승희 자매의 예술을 통한 사회 참여 활동을 정리해 주었다. ‘얼굴도 예쁜 개념녀’라는 진보진영의 가부장적 시각을 통쾌하게 비판하는 자매의 삶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김정현은 방송작가라는 직업이 사회정의와 진실을 외치는 방송국 속의 ‘인권 사각지대’라는 모순된 현실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단순히 최고의 방송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을 이유로 여러 가지 당연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런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곪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인 열전> 19세기 예원의 천재, 김정희(3): 1830~1849, 암흑 속에서 절정의 예술을 꽃피우다 / 최열

<예인열전>에서 최열은 지난 호에 이어 김정희를 다루었다. 이번 호에는 추사체가 탄생한 시기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 추사체가 1810년부터 1839년까지 30여 년에 걸쳐 만들어졌지만 1830년부터 시작된 가문의 불행이 추사체 탄생의 추진력이 되어 그가 50세가 되는 1835년 전후 시기부터 획의 굵기에 큰 변화를 구사하는 일련의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논증하였다. 이후 정치적 파벌 투쟁에서의 패배와 고문, 8년간의 제주도 유배 생활과 유배 해제 후의 생활 속에서 보이는 그의 인간적 면모를 정리하였다.


<조선의 사상가 열전> 서유본, ‘한송절충’과 ‘절학’의 계승 / 구만옥

<조선의 사상가 열전>에서 구만옥은 실학자 서유구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형 서유본의 학문 인생을 소개하고 있다. 조선후기에는 송학을 재정립하려는 사람, 고증학에 심취하여 한학에 몰두하는 사람, 양자의 장점을 흡수하여 자신의 독자적 학문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사람들 이외에 한송절충론자들이 있었는데, 서유본은 마지막 한송절충론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반독재민주화 열전> 장준하, 어느 민족주의자의 삶과 죽음 / 황병주

<반독재민주화 열전>은 이번 호부터 새로 시작한 코너로서 정부 수립 이후 최근에 이르기까지 독재정치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치열하게 벌여온 인물들을 기억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인물로 박정희의 유신체제에 맞서 싸우다 의문사한 장준하를 선택했다. 황병주는 평안도 출신 장준하가 근대 지향성, 민족주의적 열정, 기독교적 소명의식 등 세 가지 요소를 지녔기 때문에 1960년대 중반까지는 박정희 정권의 민족주의 및 근대화 담론과 상당히 유사한 인식을 보인다고 했다. 1964년 한일협정 반대투쟁을 거치면서 박정희 체제와 실천적으로 단절하고 부정부패와 빈부격차를 비판하면서 근대화의 대안으로 ‘사회정의’를 제시하였으며, 죽을 때까지 그의 삶을 관통했던 가장 특징적인 모습은 불굴의 저항정신이라고 규정한다.


<역사를 만든 여성> 성리학자 강정일당 / 이숙인

<역사를 만든 여성>에서는 이숙인이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여성 성리학자 강정일당의 삶과 학문을 소개한다. 그녀는 5남 4녀를 낳았으나 1년이 되기 전에 모두 잃게 된 비운의 어머니로서 나이 서른부터 공부를 시작, 남편의 친족이나 지인, 심지어는 스승 송치규와도 학문적 토론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녀가 죽은 지 4년 후인 1836년 남편 윤광연은 그녀의 시문을 모아 문집을 간행하였으니, 이는 유교적 가치관과 모순될뿐더러 독특한 사례였다고 한다.


<역사기행> 죽령의 남쪽 관문 풍기 일원의 역사 유적 / 정요근

정요근은 <역사기행>에서 후삼국시기 한반도에 분열과 혼란의 시기가 도래하면서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었던 죽령 일대의 풍기와 영주, 순흥 일대를 답사한 결과를 올렸다. 영주시 풍기읍은 죽령의 경상도 쪽 관문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옛 창락역의 흔적, 조선중기 군수 주세붕의 선정비와 소수서원, 그리고 풍기-영주간 교통로에 대한 감시와 방어를 할 수 있는 봉암산성과 순흥 소속 월경지였던 대룡산 부곡의 흔적을 훑었다.

2년 전에 일어난 세월호 사건의 진상이 해명되지 않은 가운데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약자들이 고통당하는 세월이 이어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한 남성의 여성혐오에 의한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지하철 구의역에서 19세 비정규직 노동자의 참혹한 죽음, 전남의 한 섬에서 일어난 초등학교 여교사 성폭행 사건 등등.

이 모든 소수자의 고통과 전후하여 한국 사회에는 곧 거대한 구조조정의 폭풍이 불어 닥칠 것이다. 이미 삼성그룹에서만 계열사 직원 8천 명이 떠나갔다. 잘 나가던 삼성전자에서도 2천5백 명이 줄었다. 조선소가 몰려 있는 경남 지역에서는 3만 명 가까운 실직자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기업 구조조정, 은행권 부실화, 가계부채 위기,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 경제의 추락으로 인한 수출 시장 붕괴 등등으로 비정규직, 여성, 장애인 등 소수자들에게 고통 부담이 집중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시점이다.



<목 차>

<여는 글> 아직도 유신체제와 새마을운동을 못 잊는다고? / 도면회

<시론> 무엇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을 대표하는가? / 백승덕

<통일에세이> 개성공단 폐쇄 100일을 맞으며: ‘53년 체제’ 위에 피어난 꽃, 시들다 / 김치관

<특집1> 유신체제는 왜 몰락했나?
공안사찰: 감시와 자기검열의 일상화 / 김원

공장새마을운동과 민주노조운동 / 유경순

제도언론의 정착, 민중언론의 태동 / 김한종

교육 통제와 학교 교육 / 김한종

대중문화 통제: 감성까지 국정화하려는 오만 / 이하나

<특집2> 학교 교육의 나아갈 길

한국 교육과 학교의 오늘 / 정현주

우리 교육, 어디로 가야하고, 어떻게 가야하나? / 권재원

<역사확대경>

‘낙랑군 호구부’의 발견: 100년 낙랑고고학의 최대 수확 / 윤용구

재일조선인 단체의 형성과정-조련, 민단, 총련 / 김인덕

1987년 6월항쟁은 무엇이었나? / 박준성

<예술과 현실의 소통>

2008~2016 홍자매의 모험 / 김진녕

문화예술계의 ‘을’ 방송작가, 현실을 말하다 / 김정현

<예일 열전>
19세기 예원의 천재, 김정희(3): 1830~1849, 암흑 속에서 절정의 예술을 꽃피우다 / 최열

<조선의 사상가 열전>

서유본, ‘한송절충’과 ‘절학’의 계승 / 구만옥

<반독재민주화 열전>

장준하, 어느 민족주의자의 삶과 죽음 / 황병주

<역사를 만든 여성>

성리학자 강정일당 / 이숙인

<역사기행>

죽령의 남쪽 관문 풍기 일원의 역사 유적 / 정요근


<제9회 강만길연구지원금 심사평, 수령소감>

한국근현대사 연구자의 사회적 책임 / 제9회 강만길연구지원금 심사위원회

나의 박사학위논문 『전시 총동원체제기 조선 주둔 일본군의 조선인 통제와 동원』을 말한다 /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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