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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자가 바라본 한국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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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교과국정화저지넷,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초청 간담회


▲ 12일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슈테파니 한케 박사(왼쪽), 사문걸 소장(오른쪽)ⓒ민중의소리


“남한도 북한과 같은 국정교과서 제도를 채택했다는 게 모순적입니다”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슈테파니 한케(Stefanie Hanke) 박사는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한케 박사는 우리나라의 국정교과서 저지 운동에 대해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증거”라며 “획일화된 역사적 기술을 담은 국정교과서는 국민의 단조로운 인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12일 서울 동대문구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초청 간담회가 열렸다. ‘한국의 국정교과서 파동과 저지운동’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재단의 ‘청년과정치포럼(Forum Jugend und Politik)’ 부서장인 한케 박사와 사문걸(Sven Schwersensky) 한국 사무소 소장과 한국사교과국정화저지네트워크(국정화저지넷)’ 대표단이 참석했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은 독일 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치재단으로 바이마르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에버트의 유언에 기초해 1925년에 만들어졌다. 1930년대 나치의 탄압으로 활동이 금지되기만 했지만, 부활해 현재까지 정치교육, 학술지원, 연구 및 정치적 조언 활동 등 공익지향성을 갖는 민간문화기구로서의 활동을 하고 있다.


교수시국선언, 유엔청원, 청소년거리행동 등 저지 활동

“한국 민주주의 살아있다는 증거”


국정화저지넷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교과서 추진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한 유엔 긴급청원, 헌법소원, 입법청원, 거리시위 등 국정화 저지활동을 소개했다. 한상권 국정화저지넷상임대표(덕성여대 교수)는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2700여명의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했고, 교육의 주체인 청소년들이 직접 거리로 나와 반대 집회를 하고 유엔에 청원서까지 보내는 운동을 했다”면서 “이런 여론은 지난 4.13총선에서 국정교과서를 주도한 의원들을 국민이 심판하는 ‘여소야대’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국정교과서반대 청소년행동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가 내리는 속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5차 거리행동을 진행한 뒤 청계광장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자료사진)ⓒ양지웅 기자


이와 관련해 한케 박사는 “이런 활동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증거”라며 “사회 변화는 변화하려는 청년들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권위주의적인 정부는 청년들의 인식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준식 국정화저지넷 정책위원장은 “청년들이 스스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지금까지 민주시민을 기르기 위한 역사교육이 잘 작동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현 정권은 이런 모습이 못마땅해서 역사적 정체성을 획일화해 민주시민 양성을 저지하겠다는 목표로 국정교과서를 도입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케 박사는 “(국가가) 정체성을 정해주면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려는 창의성 또한 사라질 것”이라며 “한국사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단순한 노동이 많은 사회를 만들 것인지 혁신적인 창의성이 강조되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역사 논쟁이 일어날 수 있게 기여한 시민단체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청년들이 다양한 시대적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시대적 증인’들을 통해 역사적 사건의 이야기를 듣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청년 정치교육 세미나’ 참석차 한국에 방문에 한케 박사 등은 방한 기간동안 국정화저지넷,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시민단체들과 만나 한국 사회의 교육 문제 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옥기원 기자 ok@vop.co.kr


<2016-07-12> 민중의소리

☞기사원문: 독일 학자가 바라본 한국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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