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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편찬·발간·배포 막아달라”…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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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원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7.26/뉴스1

학생·학부모 등 3374명 헌법재판소에 가처분신청

집필진·집필기준 공개 안돼 “교과서 내용 신뢰 못해”


지난해 12월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학부모·학생·학자 등 3374명이 헌법재판소에 ‘국정화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교과서가 당장 내년 3월부터 학교에서 쓰일 예정인터라 헌법재판소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기에는 ‘급박한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27일 헌재에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헌재의 선고 전까지 한국사 (국정화) 교과용 도서를 편찬, 발간 및 배포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영선 민변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교과서가 시행된 이후의 파급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가처분 신청이다. 여론수렴과 국민 논의 과정 없이 진행된 고시에 대해, 교과서 편찬에 앞서 충분한 공론과정을 통해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방침대로면 올해 11월 국정 한국사 교과서 최종원고가 마무리되고 내년 3월부터 학생들은 이 교과서로 수업을 듣게 된다. 고 1 자녀를 둔 학부모 청구인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고유경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은 “한국사는 필수교과이고 포기할 수 없는 과목이지만, 이 교과서를 가지고 가서 학교 수업을 들으라고 아이에게 자신있게 이야기할 자신이 없다”며 청구인으로 나선 배경을 밝혔다.


이들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낸 데는 국정화 고시 이후 집필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가 새로운 위헌 사유로 참작될 수 있다는 부분도 고려됐다. 한상권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넷 상임대표는 “복면 집필진과 편찬위원, 집필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집필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나올 교과서에 대해 신뢰할수 없다. 헌법이 규정한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점점 더 훼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가처분 신청에 참여한 3374명은 지난해 12월2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국민주권(헌법1조)과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헌법 31조 4항) 등을 침해하고 있다”며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이영기 민변 변호사는 “국정화가 학문의 자유와 역사해석의 다양성을 비롯해 헌법의 기본정신을 다양한 측면에서 위반하고 있는데도 국정화가 강행되고 있다. 우선 이를 조속한 시일 내에 중단시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2016-07-26> 한겨레

☞기사원문: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발간·배포 막아달라”…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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