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조감도. 중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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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가 ‘박정희 공원’이라 불리는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및 지하주차장’ 건립을 자체 예산으로 추진, 밑그림을 공개했다. 구는 지역의 부족한 주차공간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민 혈세를 들여 서울 한복판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돼왔다.
중구는 지난 5월 ‘박정희 공원 조성사업’을 위한 설계 경기 공모를 진행해 우리동인건축사사무소와 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가 출품한 ‘시간의 기억을 담은 정원’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구는 이 일대에 지하4층~지상1층, 전체 면적 1만1075.19㎡ 규모의 시설물을 지어 지하공간은 차량 259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으로 활용하고, 지하1층 일부에는 전시장을, 지상은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공원 조성을 위해 중구는 총 228억여원의 자체 사업비를 편성했다. 구는 선정된 당선작을 바탕으로 내년 2월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 2018년 하반기에 공원 조성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구는 “동화동 지역은 주거지가 노후화 되고 주차장이 부족해 주민들의 주차공간 확보와 주거환경 정비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6월 주민 1만833명이 동화동 주차장 지하화 및 문화공원 조성 촉구 서명부를 제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또 일제시대 때 건축된 신당동 가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군사 쿠데타를 계획하고 지휘한 장소로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중요한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은 2008년 서울시에서 추진한 역대 정부수반유적 종합보존계획에 따라 국가등록문화재 제412호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내부 구조를 복원하고, 전시시설로 리모델링해 지난해 3월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진 상황에 경북 구미 등 전국적으로 1000억원 넘는 돈을 들여 박정희 성역화사업에 몰두하고 있다”며 “5·16 쿠데타를 모의한 장소이자 서울 도심 한가운데 박정희 공원을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구가 국민적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강행한다면 예산을 다루는 중구 의회와 힘을 모아 반대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향미·안광호 기자 sokhm@kyunghyang.com
<2016-08-02> 경향신문
☞기사원문: 서울 중구, 구비 228억 들여 ‘박정희 공원 조성’ 강행…밑그림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