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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최남선 문학상, ‘이완용 상’이나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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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의 육당문학상·춘원문학상 제정, 반대하는 목소리 터져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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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협은 ‘친일 문학상’제정을 즉각 철회하라” 역사정의실천연대 등 465개 민주진보단체들 4일 오전 11시 대한민국예술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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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을 제정하자는 것은 이완용 상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민주진보단체들이 본격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즉 “한국문인협회(이사장 문효치)가 육당 최남선(1890∼1957)과 춘원 이광수(1892∼1950)를 기리는 문학상(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을 만들기로 한 것은 사실상 이완용을 기리는 상을 제정하는 것과 똑같다”며 역사정의실천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월혁명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465개 민주진보단체들은 4일 오전 11시 대한민국예술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협은 ‘친일 문학상’제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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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팻말 “대한민국 문협이냐 식민지조선 문협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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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문인협회는 지난 7월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문효치 이사장이 제안한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 제정안을 가결”했고, “내년에는 이광수가 쓴 소설 ‘무정'(1917) 발표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도 열겠다고 한다”며 “이는 한국문인협회가 한국 문학의 정신사적 역사적 기반마저 스스로 부정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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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손팻말 “친일 문학상 제정을 폐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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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조부의 친일 반성한다면서 ‘친일문학상’ 추진하는 문효치 이사장


이어 “최남선과 이광수를 기리는 문학상을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가 충격적일 뿐 아니라 제안자인 문 이사장이 정작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증조부로 둔 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며, “선대의 친일에 대한 반성의 뜻을 밝힌 적이 있는 사람이 자숙하기는커녕 앞장서서 천황에 충성한 사람을 기념하는 사업을 제안한단 말인가?”라며 반문했다.


또한 “그동안 한국문인협회가 시대의 모순에 애써 눈귀를 닫고 침묵한 일에 대해 성찰하고 과오를 바로잡으려 노력해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느닷없이 대표적인 친일 문인들을 기념하겠다고 나서니 망발이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함세웅)는 ‘역사 퇴행의 막장 드라마 육당, 춘원 문학상 제정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문 이사장은 작년 8월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증조부 문종구의 친일에 대해 반성의 뜻을 밝혀, 어려운 고백에 찬사를 보내면서 문인으로서 자존감을 살린 데 대해 경의를 표했다”며 “지금도 선대의 과오를 대속한 문 이사장의 발언이 거짓이었다고 믿고 싶지 않다. 그때의 진정성을 잃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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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손팻말 “이광수, 문효치 당신들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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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효치 문협 이사장은 한 언론사를 통해 “이광수와 최남선 두 문인의 친일 행적 때문에 작품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문학작품은 작가로부터 독립된 생명체이고, 그들의 뛰어난 작품들을 사장시킬 이유가 없어 상을 제정하게 됐다”며 문학상 제정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는 “누구를 기념하는 상에는 그 사람의 일생에 대한 평가가 담기기 마련이고 그를 표상으로 삼아 본받자는 의미인데 과연 육당과 춘원이 남긴 자취가 그렇게 향기롭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정면으로 논박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문학평론가)은 “육당과 춘원은 단순한 문학인이 아니었다. 당시 우리나라에 정치인이 없는 상황에서 사회와 문화 모든 부문을 상징한 인물이었다”고 지적한 뒤, “국가와 국권을 팔아먹은 사람이 이완용이라면 민족사적 정신을 팔아먹은 사람이 바로 육당과 춘원이다”라고 일갈했다.


또한 “이들의 반민족행위는 일개 문인차원의 친일이 아니라 당시 대표 지식인으로서 친일한 것이고, 이들의 친일행위는 우리 민족에게 큰 아픔을 준 반민족행위의 상징이기에 이들을 기리는 상을 만든다는 것은 이완용을 기리는 상을 제정하는 것과 똑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동안 보수세력 혹은 친일옹호세력도 많은 상을 만들면서 국민들이 두려워 이 두 사람에 대한 상을 만들지 못했는데, 다른 곳도 아니고 문인 전체를 대표한다는 곳에서 이런 상을 만들어 문협 회원뿐만 아니라 모든 문인들에게조차 불명예를 안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학상 제정 작업이 취소될 때까지 계속 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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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손팻말 “친일망령 부활한다 역사세탁 막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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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진보단체들, 역사파괴 및 퇴행 작업, 반드시 막아낼 것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교과서 국정화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한일 외무장관 합의 등 역사파괴가 심각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진단한 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자위대 행사까지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열려 평화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는 마당에 역사의 퇴행을 제일 먼저 막아야 할 문인들이, 오히려 그것을 더 부채질하고 과거 역사범죄자를 기리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송재혁 대변인은 “친일행각과 문학적 성과는 별개라는 문인협회의 주장은 ‘예술을 위한 예술’, ‘순수예술’ 등 정치적 편향을 담은 개념만큼이나 허구적이다. 그런데 이광수, 최남선은 아예 일본제국주의를 적극 선전하는 프로파간다를 수행한 사람들이다.”라고 지적한 뒤, “히틀러의 총애를 받은 파시즘 선전 영화감독이었던 레니 리펜슈탈, ‘에키타이 안’이란 일본인 이름으로 유럽에서 활동했던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 같은 사람들을 ‘위대한 예술가’로 기념하고 가르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친일파는 친일파일 뿐이며 예술가는 면책특권을 가진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예술에는 시대에 대한 비판의식이 요구되고 예술가에게는 일반 시민과 마찬가지의 사회적 책무가 부여되는 것”이라며 “이번 ‘친일문학상’ 추진이 국정 역사교과서를 넘어 친일독재미화 국어교과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지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교조는 사태 전개를 주시하면서, 최남선, 이광수 등 친일파의 반민족행위를 주제로 하는 계기수업의 진행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문협의 친일문학상 제정 즉각 철회뿐만 아니라 “문협은 시대착오적인 ‘친일 미화를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고, 국회에는 ‘친일파 기념사업 금지법’을 즉시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기자회견 후에는 대표적인 친일문인 최남선과 이광수를 꿇어앉히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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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남선과 이광수를 꿇어앉히는 퍼포먼스 기자회견 후에는 대표적인 친일문인 최남선과 이광수를 꿇어앉히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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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친일인명사전 수록내용을 보면, 육당 최남선은 1928년부터 1943년까지 조선사편수회 위원으로서 일제의 역사왜곡과 식민사학 수립에 협력하였으며, 1938년부터 5년간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의 건국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친일 고위관리를 양성했다. 1941년 국민총력조선연맹 문화부 문화위원을 시작으로 임전대책협의회 등 각종 친일단체의 주요 임원으로 참여했다. 징병·징용·국방헌납 등 전쟁동원을 선전하는 시국강연과 좌담회에 단골 강사로 참석하였고 〈보람 있게 죽자〉외 수많은 친일논설을 발표했다.


춘원 이광수는 1939년 친일단체인 조선문인협회 회장에 취임하여 〈내선일체와 조선문학>〈황민화와 조선문학〉을 쓰는 등 조선문학을 일제의 선전도구로 만드는 데 앞장섰고, 1940년 창씨개명이 실시되자 가야마 미쓰로(香山光郞)로 이름을 바꾸고 〈창씨와 나〉를 기고하는 등 창씨제도를 적극 선전했다. 1943년 징병제 실시가 공포되자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생들에게 학도병으로 출진할 것을 권유하였고, 〈지원병장행가>〈징병제의 감격과 용의〉등을 기고하여 조선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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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손팻말 “친일파를 기념하는 문인협회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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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형태(riul) 편집: 박정훈(twentyrock)

<2016-08-04>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이광수·최남선 문학상, ‘이완용 상’이나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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