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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친일의 역사, 공-과 모두 기록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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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부끄럽지만 반복돼선 안 될 역사를 이 부담의 부(負)자를 써서 부의 유산(Negative heritage) 이라고 합니다. 유대인 학살이 벌어진 독일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게 대표적인 부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아픈 과거가 있죠?


광복 71주년을 맞는 오늘(15일), 우리는 친일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또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정혜진 기자의 생생리포트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기자>


경기도 의왕에 있는 철도 박물관입니다.


어린이나 학생 관람객이 많습니다.


[민병석, 이하영…]


우리나라 철도 창설에 공헌한 인물을 알리는 곳.


민병석과 이하영의 초상이 고종황제 옆에 나란히 전시돼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대표적인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인데, 철도라는 근대 문물을 들여온 ‘공’만 기록돼 있는 겁니다.


[신은별/중학생 : 전차 처음 들여온 거랑 (이런 것만 알 수 있었을 거 같고) 그냥 친일파에 관해서는 전혀 몰랐을 거 같아요.]


정 반대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해 군포시는 일제시대 농민 문학가 이무영의 문학비를 철거했습니다.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되자, 아예 기록을 없애버린 겁니다.


역사의 공과 과, 한쪽만 가르치고 기록해서는 반쪽짜리 역사밖에 될 수 없습니다.


[이준식 박사/민족문제연구소 :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현장이지만, (후대 사람들에게) 우리 부끄러운 역사를 가르치는 교재로 삼아야 합니다.]


‘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노래로 알려진 충북 제천시 박달재.


이 노랫말을 쓴 작사가 반야월의 노래비가 있습니다.


반야월은 일제 선전용 군국가요를 만든 친일 행위자인데, 그의 음악적 업적 옆에 친일 행적을 기록한 안내문이 지난 3월 설치됐습니다.


[리학효/민족문제연구소 제천 단양 지회장 : 이러한 내용을 알리자, 교육의 장으로 사용하자고 해서 전국에서 5번째로 여기 충북 제천에 친일단죄문을 설치했습니다.]


일본이 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강제징용의 역사를 가린 것을 비판하지만, 우리는 ‘부끄러운 역사’를 과연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설치환·김승태, 영상편집 : 유미라)


정혜진 기자 hjin@sbs.co.kr

<2016-08-15> SBS

☞기사원문: 부끄러운 친일의 역사, 공-과 모두 기록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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