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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역사 독립군 임종국
Project by 조호진 (기자, 시인)
About you
친일과 친독재로 양지만을 쫓았던 변신의 귀재, 반민족행위에 대한 일체의 반성 없이 생을 마친 미당 서정주를 기리는 <중앙일보>의 ‘미당문학상’ 제정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했던 시인. 민족문제연구소 회원이자 <오마이뉴스> 특임기자.
Project story
친일문제 연구의 선구자 임종국 선생(1929~1989)을 기리는 조형물 건립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이 시대의 독립군(추진위원) 4389명을 모신다. 추진위원 숫자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파 숫자다. 한 명의 추진위원이 한 명의 친일파를 청산하자는 의미다.
Funding plan
후원금은 임종국 선생 조형물 제작 등의 건립비용으로 사용된다. 조형물은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김운성 작가가 제작한다. 조형물 건립 장소는 친일청산의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던 충남 천안이며 건립 시기는 선생의 27주기인 11월 12일에 맞출 계획이다.
Details
선생의 삶은 가난과 외로움 그리고, 투병으로 점철됐다. 병든 몸을 이끌고 대학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방대한 자료를 뒤지며 육필로 눌러쓴 선생의 친일 인명 카드 1만 2천 장은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운 <친일인명사전>의 씨알이 되었다. 친일청산을 위해 목숨을 바친 역사 독립군 임종국 선생 앞에서 이 시대의 독립군인 우리들은 이렇게 각성하며 다짐한다.
“1만 2천 장의
친일 인명 카드
<친일인명사전>
“우리들은 선생님처럼 살진 못하지만 선생님의 삶을 기억할 수 있고, 친일청산의 뜨거운 가슴을 나눌 수 있으며, 선생님을 기리는 추진위원 4389명의 일원이 될 순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선생님의 유업을 잇는 역사 독립군이 되려고 합니다. 이 나라는 친일파의 나라가 아니라 독립군의 나라, 민족혼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강산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친일파의 후손이 장관이 되고, 재벌 회장이 되고, 대학 총장이 되고, 언론사 사주가 되어 나라와 민족을 망치는 이 지경의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정의와 진실을 바로 세우려는 역사 독립군이 필요합니다. 마음은 다정다감하고 민족정신은 불처럼 뜨거운 역사 독립군들이 모이고 모여서 마침내 친일청산의 장강으로 도도히 흐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십시오.”
“혼이 없는 사람이 시체이듯이
혼이 없는 민족은
죽은 민족이다
“역사는 꾸며서도 과장해서도 안 되며 진실만을 밝혀서 혼의 양식으로 삼아야 한다.” (임종국 선생님의 말씀)
[역사독립군 임종국] 5화 “독립군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역사독립군 임종국] 4화 친일문학론 기록된 친일행적 사실일까
[역사독립군 임종국] 3화 “모윤숙 친일파” 외친 학생 교육감 됐다
[역사독립군 임종국] 2화 부친의 친일 행적까지 기록한 임종국
[역사독립군 임종국] 1화 펜으로 싸운 항일 레지스탕스 임종국
자식이 없으면 대(代)가 끊긴다. 가문에 대가 끊기면 가문의 영광은커녕 후일조차 도모할 수 없기에 양자를 들여서라도 대를 잇는다. 가문도 대를 이으려고 혼신을 다하는데 일제 강점과 친일 부역으로 더럽혀진 이 나라는 민족정기를 잇기 위해 무엇을 했단 말인가. 친일파 후손들이 대를 이어 호의호식하는 이 나라에서 누가 독립운동의 대를 이어 친일청산의 과업을 완수할 것인가.
“이놈의 백성들은 먹고,
마시고 노는 것에 미쳐있다
재야 사학자 임종국(1929~1989) 선생이 생전에 했던 한탄이다. 일본제국주의와 친일 독재자들은 백성들을 개돼지로 만들기 위해 우민화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대중들은 먹고 마시고 노는 것에 혈안일 뿐 친일청산에는 관심이 없게 됐다. 민족혼이 꺼져가는 이 나라에서 친일청산의 불씨를 살린 이들은 역사 독립군이다. 항일 독립군의 혼을 이어받은 역사 독립군들이 없었다면 이 민족은 죽은 민족이 됐을 것이다.
“역사 독립군들이 만든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 2007년 3회 임종국상 심사회의 후 기념촬영. 아랫줄 왼쪽부터 조정래 선생, 함세웅 신부, 이이화 역사학자, 이만열 교수, 주섭일 언론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뒷줄 왼쪽부터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 조세열 사무총장, 장병화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회장, 임헌영 소장, 박한용 교육홍보실장, 김승은 자료실장 ⓒ 민족문제연구소
임종국 선생 기념 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가 2005년 3월 29일 출범했다. 친일연구에 일생을 바친 선생의 유업을 잇기 위해 역사 독립군들이 나선 것이다. 그들은 선생을 가까이 했거나 친일청산에 앞장섰던 김지철(충남교육감), 이용길(임종국선생조형물건립추진위원장), 김삼웅(전 독립기념관장),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 조세열(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 등이다.
기념 사업회는 출범 당시 임종국상 제정과 추모조형물 건립, 문화훈장 추서와 평전 발간 등의 사업을 계획했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한국작가회의의 청원으로 임종국 선생에 대한 보관문화훈장이 2005년 추서되고 임종국 평전이 2006년 발간됐지만 추모조형물은 사정상 늦어지다 이제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 하지만 역사 독립군들의 참여 열기로 뜨겁다.
임종국상은 올해로 10회째 맞는다. 친일청산과 역사정의 실현 그리고, 민족사 정립이라는 선생의 뜻과 실천적 삶을 계승하기 위해 2005년 제정한 임종국상 심사위원에는 이이화(역사학자), 김삼웅(전 독립기념관 관장), 이만열(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주섭일(언론인), 윤경로(전 한성대총장), 조정래(소설가), 함세웅(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신부 등이 참여했다.
▶임종국상 수상자 명단, 맨 아래 박스기사 참조
▲ 2015년 9회 임종국상 수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장병화 회장 ⓒ 장병화
기념사업회 회장은 독립군 장이호(1916~1950) 선생의 큰아들 장병화(69) 가락전자주식회사 회장이 맡았으며 11년째 상금과 운영 자금을 대고 있다. 역사의 펜으로 친일파와 싸웠던 임종국 선생의 유업을 독립군의 아들이 이어 받은 것이다.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데 장병화 회장은 어떻게 연간 매출 100억대의 음향기기 전문기업을 일굴 수 있었을까.
“독립운동에 뛰어들기 위해
만주로 망명한 열아홉 소년
▲ 광복군 출신 장이호 선생(앞줄 붉은 원안) ⓒ 장병화
평북 신의주 출신 장이호는 독립운동에 뛰어들기 위해 열아홉에 만주로 망명해 중국군관학교 한청반(韓靑班)에서 4년간 간부훈련을 받은 뒤, 광복군 2지대에 투신해 일본군을 상대로 지하공작 등을 전개했다. 1944년 광복군 제3지대 분대장이 됐고, 그해 12월 동지들과 함께 초모공작(독립군 모집)을 전개하면서 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준엽과 <사상계>를 창간한 장준하 등의 학도병을 광복군에 편입시켰다.
해방 직전인 1945년엔 서주지구 일본군 부대에 배치된 조선인 학도병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한미합작 돌격작전 전략특수(OSS) 훈련을 받았는데 일제가 항복하면서 작전이 취소됐다. 광복 후에는 서주지구 군사특파원단으로 파견돼 동포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한 뒤 1946년 귀국해 1947년 나이 서른에 열 살 아래 송정숙씨와 결혼해 형제를 낳았다. 장병화 회장이 큰아들이다.
▲ 한미합작 돌격작전 전략특수(OSS) 훈련에 참여한 장이호 선생(뒷줄 붉은 원안)과 미군 교관(앞줄 5번째) ⓒ 장병화
백범 계열로 한국독립당 활동을 했던 장이호 선생은 이승만 정권이 들어서면서 사찰계 형사들에게 시달렸다. 그리고, 해방된 조국 땅에서 인민군에게 죽임을 당했다. 장병화 회장이 네 살 되던 해였다.
“참극은 1950년 9월 25일 벌어졌다. 9.28 서울 수복을 나흘 앞두고 동네 빨갱이의 밀고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6.25 동이인 동생이 인민군에 끌려갔는데 그 직전에 죽음을 예견한 아버지가 저를 빼돌렸다.
대를 잇기 위해 저를 이웃집에 맡긴 것이다. 그런데 어머니 등에 업힌 갓난쟁이 동생이 하도 울어대니까 한 인민군이 어머니와 동생을 빼줘서 살았지만 아버지는 성북경찰서 뒤 돌산에서 총살당하고 말았다.”
▲ 서주지구 군사특파원단으로 파견된 장이호 선생(붉은 원안) ⓒ 장병화
“독립군 아버지를 잃고
칡뿌리로 허기달래던 시절
남편을 잃은 그의 어머니는 친정인 주문진에서 두 아들을 키웠다. 친정 도움으로 근근이 살면서 때론 쑥과 칡뿌리로 허기를 달래야 했다. 학창시절, 장병화는 성적이 우수했지만 학업보다 가난 탈출이 더 급했다. 중학교 졸업을 몇 달 앞두고 서울행 기차를 탄 것은 그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상경한 가출 청소년이 돈 벌 방법은 없었다. 며칠 굶으며 노숙하던 그는 제기동의 한 공장에서 밥을 준다고 해서 일했는데 정말 밥밖에 주지 않았다. 1차 상경에 실패한 그는 주문진으로 잠시 돌아갔다가 2차 상경해 전축 만드는 공장인 성일사에 취직해 노동자가 됐다.
그는 가장 일찍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했다. 독립군 아버지는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못한 대신에 정직과 성실을 물려줬다. 그의 성실을 눈여겨 본 공장장이 야간에 기술학원 다니는 것을 허락해 종로2가 YMCA 옆 ‘한국TV기술학원’을 다녔다. 한창 놀기 좋은 열여덟 청춘이었다.
▲ 30년간 성실과 정직으로 일군 음향기기 전문기업 가락전자 ⓒ 장병화
“국내 최초
오디오 믹서기 개발
연매출 100억대 기업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학원을 다녔다. 주경야독으로 일하고 공부했더니 기술이 금세 늘었다. 내 손에서 안 고쳐지는 라디오와 전축이 없을 정도로 기술이 늘었다.”
3년간 기술을 배운 뒤에 을지로 4가에서 라디오와 전축을 고치고 파는 노점을 시작했는데 장사가 잘됐다. 3년 만에 세운상가에 3평짜리 점포를 얻었는데 군대에 가야 했다. 점포를 친동생에게 맡기고 군대 갔다 왔더니 문을 닫은 상태였다. 진열장 하나 놓고 노점을 다시 시작하며 재기의 발판을 다졌다.
1970년대 한국의 음향 기술은 형편없었다. 선진 음향기술 도입을 물색했던 중에 일본 마쓰시다사(파나소닉의 모체)의 요청을 받고 해외에 첫발을 내디뎠다. 일본의 기술을 배우하면서 국내 최초로 오디오 믹서를 만들었다. 박원웅과 이장희 등 유명 디스크자키를 비롯해 방송국 엔지니어와 명동의 청자다방 등 전국의 음악다방들이 그가 만든 오디오 믹서를 사용했다
▲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KOBA 음향영상 전시회에 참여한 가락전자 ⓒ 장병화
1977년 음향기기 제조업체 ‘가락전자'(당시 업체명은 ‘경일엔터프라이즈’)를 창업하면서 30년간 경영했다. 음향기기 특허를 수십 개 가지고 있는 가락전자는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독일과 미국 등 25개국으로 수출하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장병화 회장은 포기했다. 더 성공하려면 뇌물을 주고 접대를 해야 하는데 그런 짓을 도저히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국에선 정직과 신의보다 뇌물과 향응이 더 잘 통한다. 저와 같은 기업인은 한국처럼 부패한 풍토에선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부정부패로 성장한 기업은 언젠가 무너진다. 2만 달러를 성큼 넘어선 한국이 3만 달러 문턱에 걸린 것은 바로 부정부패 때문이다.”
“지청천 장군과 함께 찍은
아버님 사진
독립군의 아들로서 살아야겠다!
▲ 붉은 원안이 장이호 선생이고 왼쪽으로 4번째 안경 쓴 사람이 지청천 장군이다. ⓒ 장병화
한때 독립군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친일파들은 부역을 감추기 위해 독립운동가와 가족들을 탄압하거나 외면했다. 그의 가족이라고 예외일 수 없었다. 아버지를 찾게 된 것은 생존의 위기에서 벗어나면서였다.
“독립군의 아들이란 자부심보다는 생존이 더 급했다. 가난에서 벗어나면서 아버님이 생각났다. 광복군동지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갔더니 아버님과 함께 독립 운동하던 어른들이 계셨다. 그분들이 지청천 장군과 함께 찍은 아버님 사진을 주시면서 훈장을 받도록 도와주셨다. 아버님의 독립운동을 알게 되면서 독립군 아들로 살아야 한다는 정체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1977년 장이호 선생에게 대한민국건국훈장이 추서됐다. 역사에 눈 뜬 그는 민족문제연구소 이사로 활동하면서 2005년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를 만들고 임종국상을 제정하는데 앞장섰다. 그가 재야 사학자와 시민운동가들로부터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것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꼿꼿한 운동가이자 당당한 기업인이기 때문이다.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로
제2의 인생
▲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 취임식 장면 ⓒ 장병화
이재명 성남시장은 장병화 회장을 성남산업진흥재단(이하, 성남재단) 대표로 선임했다. 그런데 묘한 일이 벌어졌다. 장 회장이 2015년 7월 성남재단 대표로 취임한 뒤 셋째아들(장성준)에게 승계한 가락전자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성남재단 대표에 취임한 뒤 아들에게 승계한 기업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보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5년도 10년도 아닌 15년 치 서류를 탈탈 털다시피 조사했다. 회사 돈의 일원도 사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에 두려울 것도 없고 크게 걸릴 게 없었지만 이 시장 주변인물에 대한 보복 같아서 불쾌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장 회장은 가락전자가 30주년을 맞은 200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겼는데 실패했다. 자수성가한 그는 부의 대물림을 반대했고 3남매 모두 각자의 길로 갔다. 큰아들은 개인사업, 둘째딸은 수의사, 셋째아들은 삼성전자에 다녔다. 두 번이나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는데 실패하면서 셋째아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경영을 바로 맡기지 않고 말단사원으로 채용했다.
셋째 아들이 지난 2015년 6월 사장에 취임한 것은 5년에 걸친 경영훈련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들이라고 해서 봐주는 아버지가 아니다. 그는 회사를 떠나면서 아들에게 백년 기업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기업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직이라고 했다. 사장이 정직하면 직원도 정직해지고, 기업이 바르게 성장하면 사회가 건강해진다고 강조했다. 아들에게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의 것이고 사장은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희생하는 자리라고 가르쳤다. 그는 정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업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직이라고 강조하는 장병화 회장 ⓒ 장병화
“자녀들에게 무조건
성공하라고 가르치지 말고
정직하게 성공하라고 해야
“일제가 물러가면서 ‘조선은 100년이 지나도 정직하고 깨끗한 사회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붓고 갔다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일제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제가 그렇게 장담한 것은 우리 민족에게 자학과 분열을 심어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근면 성실하고 우수한 민족이다. 자녀들에게 무조건 성공하라고 가르치지 말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해서 성공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그는 성남재단 대표에 취임하자마자 혁신을 주도했다. 잦은 회의를 줄이고 종이문서를 없애면서 패드를 지급했고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현장에 답이 있다)과 ‘2현3무'(2일은 현장 3일은 사무실)를 도입하는 등 현장을 중시했다. 직원들이 접대를 받거나 커미션(수수료)을 받으면 용납하지 않는다.
“30년 넘게 기업하면서 갑질 행정의 폐해를 숱하게 경험했다. 갑질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몰래하다 적발된 직원 몇 명은 강등 조치했다. 성남재단의 존재 목적은 중소기업을 돕는 것이다. 기업이 살아야 지역경제도 살고 나라 경제도 산다. 대표가 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직원들이 많이 달라졌다. 혁신에 동참한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 독립운동가 조문기 선생에게 선물 받은 글을 읽고 있는 장병화 회장 ⓒ 조호진
“친일파가 부귀영화를 누리는
한국에서 잘 산다는 것은
잘 산다는 것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인가. 나라와 민족을 팔아서라도 호의호식하면 되는 이 나라에선 그렇다. 못 산다는 것은 독립운동가처럼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과 재산을 바치며 사는 것인가. 조국 독립을 위해 항일 투쟁에 나섰다가 고문당하고 죽고 그 후손들은 못 배우고 못 사는 이 나라에선 그렇다. 이 지경된 나라에서 애국은 무엇이고 정의는 무엇인가.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이다. 프랑스공화국은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는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베르 카뮈의 말이다. 프랑스의 자유, 평등, 박애는 나치 부역자들을 철저하게 청산하면서 세운 가치이다. 관용은 무조건 봐주는 게 아니라 죄과를 청산한 후에 베푸는 것이다. 친일문제를 덮는 것은 관용과 화해가 아니라 역사에 대한 반역이고 친일에 대한 부역행위다. 역사와 정의를 세우는 일에는 결코 시효가 있을 수 없다.
이제 잘 산다는 뜻을 수정해야 한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것, 불의에 맞서는 정의의 삶, 친일청산에 앞장선 역사 독립군의 삶이 잘 사는 것이라고 해야 한다. 그래야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해서 기업을 일군 장병화 회장이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를 이어 독립 운동하는 아들을 지켜보고 있을 독립군 아버지가 ‘독립군 아들답게 잘 살고 있다’며 기뻐할 수 있을 것이다.
임종국상 수상자 명단
임종국상 수상자는 9회(2015) 뉴스타파(해방 70년 특집기획 <친일과 망각> 4부작), 8회(2014) 학술부문 김효순(전 한겨레신문) 대기자의 저서 <간도특설대>와 사회부문 일본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공동대표 히다 유이치), 7회(2013) 학술부문 박찬승(한양대 사학과)교수의 저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와 사회부문 장완익(법무법인 해마루) 대표변호사, 6회(2012) 학술부문 김승태(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연구위원의 저서 <식민권력과 종교>와 사회부문 유현미(대전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의 항일드라마 <각시탈> 그리고 심정섭(향토사학자)씨가 특별상을 수상했다.
5회(2011) 학술부문 이재승(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저서 <국가범죄>와 친일문제 법정투쟁 법률 지원활동을 한 이민석 변호사가 사회부문을 수상했다. 4회(2010) 학술부문 문준영(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저서 <법원과 검찰의 탄생>과 사회부문 야노 히데키(강제병합100년공동행동 일본실행위원회 사무국장), 3회(2007) 학술부문 이재명(명지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저서 <근대 희곡․시나리오선집 전9권>과 언론부문은 야스쿠니신사 문제 심층 보도한 길윤형(당시 한겨레21) 기자가 수상했다.
2회(2006) 학술부문 허수열(충남대 경제무역학부) 교수의 <일제하, 조선경제 개발의 현상과 본질>과 언론부문 이은희(히스토리채널 편성팀장)의 <일제문화잔재 60년 8부작> 그리고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앞장선 최용규 당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 사회부문을 수상했다. 1회(2005) 학술부문 김경현(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조사2과 조사팀장), 언론부문 정길화(문화방송 시사교양국 특임 1CP)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친일파 3부작>, 사회부문은 경남지역 친일청산 운동에 앞장선 김영만(열린사회희망연대) 상임대표가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