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김무성 의원 원고 패소 판결
“기사는 사료 내용 그대로 인용한 것에 불과”
김무성 전 의원 아버지의 친일 행적을 보도한 <한겨레>가 반론보도를 낼 필요가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흥권)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한겨레>를 상대로 낸 반론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8월1일치 <한겨레> 토요판 커버스토리로 다뤄진 기사 ‘김용주 아들 김무성’을 문제 삼았다. <한겨레>는 일제 당시 <매일신보> 기사와 <징병제시행 감사 적미영격멸 결의선양 전선공직자대회기록>(<대회기록>)의 일부 기록을 인용해 김 의원 아버지인 고 김용주 씨의 친일 행적을 전했다. 김 의원은 “<매일신보>, <대회기록>은 일제가 개입돼 허위·과장되거나 왜곡·날조된 경우가 많아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반론보도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기사는 사료들에 기재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보도한 것에 불과하다”고 정리했다. 이어 “사료의 신빙성 문제를 다투는 것은 기사에서 보도된 내용을 벗어난 것이라 직접적 반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도 했다. 또 “반론보도청구권은 반박 내용을 실어 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일 뿐, 진실에 부합하게 시정 보도해 줄 것을 요구하는 권리는 아니다. 언론사의 보도 내용이 진실인지 여부는 반론보도청구권 행사의 요건이 아니”라고도 지적했다.
앞서 <한겨레>는 <매일신보>·<대회기록>등을 인용해 김씨가 징병제를 지지하고 신사 건립을 권유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서 소개한 <대회기록>을 보면, 김씨는 “먼저 가장 급한 일은 반도 민중에게 고루고루 일본 정신문화의 진수를 확실히 통하게 하고, 진정한 정신적 내선일체화를 꾀하여 이로써 충실한 황국신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2016-10-27>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