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랑

대중 속에 다시 울려퍼진 독립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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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연구소 소사·18

안익태가 작곡한 지금의 애국가가 불리기 전에는 스코틀랜드 민요인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의 선율에 맞춰 애국가를 불렀다. 올드 랭 사인은 우리들에게는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로 시작하는 송년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이 국권 회복을 꿈꾸며 노래했던 이 애국가는 작년 가수 김장훈 씨가 세월호 집회 현장에서 자주 부르면서 청년들에게도 조금은 익숙한 곡이 되었다. 그런데 김장훈 씨가 부른 그 애국가의 음원이 2005년 우리 연구소의 아이디어로 제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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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당시 노무현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광복6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강만길, 이해찬)’를 출범시켜 대대적으로 기념사업을 벌였다. 연구소는 ‘일제문화잔재 바로잡기’ 등 사업에 적극 동참했으며 그 밖에 몇 가지 아이디어를 위원회에 제공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독립군가 리메이크였다. 즉 일제강점기에 독립군들이 불렀던 군가를 신세대풍으로 편곡해 보급하자는 취지로 당초 국방부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려 했으나 연구소를 찾아온 국가보훈처 직원이 적극적으로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혀 결국 ‘독립군가 편곡․제작 보급 및 공연’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국가보훈처가 주관하게 되었다.

실제 가수 섭외와 음반 제작은 연구소 회원인 에그뮤직 박경훈 대표가 맡았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음반이 바로 〈광복60년 다시 부르는 노래〉다. 이 앨범에는 ‘한반도가’ ‘독립군가’ ‘압록강행진곡’ 등 13곡이 락 발라드 힙합 팝페라 퓨전국악 등으로 편곡돼 수록됐으며, 장사익 김장훈 안치환 크라잉넛 하하 노브레인 조관우 서문탁 BMK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음반 재킷은 독립군이 청산리전쟁 때 사용한 총기와 군도 사진으로 장식했다. 이 음반에 나오기 전에 일반 시민들이 음원으로 접할 수 있는 독립군가들은 1970년대 활약한 남성 트리오 별셋이 부른 것이 전부였다.
특히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아가세’의 후렴구의 독립군가는 크라잉넛이 불러 현재도 청년들 사이에서 애창곡으로 자리 잡았다.
이 음원이 무료로 공개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독립군가를 이용해 운동 경기 응원가로 사용하자는 제안도 있었고 한때는 핸드폰 컬러링으로도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현재 이 노래들은 국가보훈처가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kids.mpva.go.kr → 자료마당 → 노래)
3년 후면 이 땅에 민주공화제를 선언한 3・1대혁명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는다. 그 날이 오면 온 국민이 독립투사들이 불렀던 노래를 함께 부르는 감격을 맛보고 싶다.
몇 해 전부터 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노동은 전 중앙대 국악대학장과 함께 <항일음악 330곡>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이 책자가 발간되면 항일음악의 대중화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우리 연구소가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역사에 문화의 옷을 입히는 작업이야말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 방학진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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