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랑

대법원 판결, “이해승・방응모 친일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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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9일 대법원은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반민규명위)가 이해승과 방응모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다만 방응모에 대해서는 일부 행위만을 인정해 언론권력에 대한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09년 반민규명위는 철종의 생부인 전계대원군의 5대손 이해승에 대해 한일합병 직후인 1910년 10월 일본으로부터 조선 귀족 중 최고의 지위인 후작 작위와 함께 은사공채 16만8,000원과 한국병합기념장 등을 받았고, 중일전쟁 이후에는 전시통제기구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의 평의원으로 활동한 행적 등을 근거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했다. 이어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도 이해승이 취득한 서울 은평구 일대 토지를 친일재산이라고 보고 국고환수를 결정했다. 이에 손자 이씨는 “대한제국 황실 종친으로 후작 작위를 받은 것에 불과하고 일제의 식민통치 등에 적극 협력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이해승의 친일반민족행위는 인정하되, 작위를 받은 행위에 대해서는 “한일합병의 공으로 받은 작위가 아니”기 때문에 특별법에서 규정한 친일반민족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친일재산결정취소소송에서도 재산을 환수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국회는 2011년 특별법 제2조 7호 내용 가운데 ‘한일합병의 공으로’라는 부분을 삭제해 개정하고, 개정법부칙에서 개정 내용을 소급적용하도록 했다. 이씨는 “개정법을 소급적용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 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헌법재판소는 2013년 8월 합헌 결정했다. 이어 2심에서 이해승이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은 행위는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하고 그의 재산도 환수 대상이 맞다고 판단했다. 원고인 후손 이모 씨는 불복해 친일반민족행위자지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상고했고, 최근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가 원심을 확정한 것이다.

반민규명위는 방응모에 대해서도 『조광』에 침략전쟁에 동조하는 글을 게재하고 강연・논설을 통해 일제 침략정책에 협력한 행위, 군수업체 조선항공공업주식회사 발기인과 감사를 지낸 행위,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에서 활동한 행위 등을 근거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했다. 이에 반발해 손자인 고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은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일제 침략정책에 협력한 행위와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에서 활동한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로 인정하고 군수업체에서 활동한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2심 재판부에서는 군수업체 감사 활동은 친일반민족행위로 인정하고 1심이 친일행위로 인정한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 활동은 제외했다.

그리고 항소심 판결 이후 4년 10개월 만에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조광』에 침략전쟁에 동조한 글을 게재한 것은 친일반민족행위로 인정하고, 군수업체 감사로 활동한 것은 구체적인 친일행위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친일파는 맞지만, 방응모의 친일행적 중에서 가장 무겁다고 평가되는 군수업체의 고위직 활동은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가 언론권력인 <조선일보>를 지나치게 의식해, 늦장 판결에다 비교적 가벼운 친일행적만을 인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박수현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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