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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친일 행적 내 손으로 직접 베껴써”…친일인명사전 필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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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인명사전 필사본

▲ 25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친일인명사전 필사운동 사례보고 및 중간결과 기자회견’에서 유용 시의원(왼쪽)과 김문수 시의원(가운데), 필사에 참여한 김순화씨(76·오른쪽)가 참여자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최민지 기자

 

“아버지의 역사가 자랑스러운 것이었다면 어땠을까…”

김순화씨(76)가 필사를 하며 내내 한 생각이다. 그의 아버지는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김씨는 사전에 기재된 아버지의 친일 행적을 손으로 부지런히 베껴썼다. 그는 필사 당시를 떠올리며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김문수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성북2)과 유용 시의원(더불어민주당·동작4)이 25일 ‘친일인명사전 필사운동 사례보고 및 중간결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 2월29일 필사운동을 시작한 지 11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필사에 참여한 인원은 총 1180명이다. 김문수 의원은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분들도 친일 반민족 행위를 필사해 항공우편으로 보내 올 정도로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용 의원은 최근 인명사전에 실린 유씨 성 27명의 친일 기록을 하나하나 손으로 베껴썼다. 유 의원은 “소수성인 ‘유씨’가 27명이나 사전에 실려 있어 깜짝 놀랐다”며 “조상들의 잘못을 후손인 제가 사죄하는 것이 도리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기록을 필사한 김순화씨 외에도 적지 않은 시민이 필사본 제작에 힘을 보탰다. 이날 공개된 참여 사례자는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다양했다. ‘이게 나라다’의 저자 김세준 작가는 그의 조부 김민식의 이름이 인명사전에 오른 것을 보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필사본을 썼다. 미국에 거주하는 홍순호 어르신은 필사운동 소식을 듣고 친일인사의 행적을 필사해 항공우편으로 부쳐왔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앞서 지난해 2월 친일반민족행위자의 행적을 시민에게 바로 알리기 위해 필사운동을 시작했다. 친일인명사전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15년의 작업 끝에 2009년 출간한 인명사전이다. 일제강점기 일제의 한반도 침략을 지지·찬양하고 일제 식민통치에 협력하는 등 친일행위를 한 4389명의 친일 행적을 기록했다.

 친일인명사전 필사본

▲ 제작에 참여한 시민들이 시의회로 보내 온 필사본의 모습. |최민지 기자

 

2017년1월 현재까지 필사에 참여한 사람은 총 1180명으로 전체 분량의 4분의 1정도다. 당초 지난해 3·1절에 시작해 8·15 광복절까지 필사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늦어졌다. 김문수 의원은 ”한 인물의 행적을 베껴쓰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5~6시간“이라며 “필사 외에 다른 일이 많아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3209명에 대한 필사를 추진해 올해 안에, 늦어도 임기를 마칠 때까지 완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필사본 제작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김문수 의원(soomoonjang2@naver.com)에게 문의하면 된다.

<2017-01-25> 경향신문

☞기사원문: “아버지의 친일 행적 내 손으로 직접 베껴써”…친일인명사전 필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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