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4년째 광장에 천막을 치고 시위를 하고 있는 세월호 유족들과 반가운 해후를 하고,
저마다 겪고 있는 불의를 성토하며,궐기하는 사람들의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나이 어린 학생들의 동참을 격려하며 성의껏 기부 및 격려를 하면서 본행사가 시작되기까지 광장을 배회하며 가슴에 차오르는 희열을 느낀다.
행사를 전후해서 벌어지는 토론회나 선언대회 등에 참여해서 보고 듣고 배우고 또 나의 입장도 개진하며 느끼는 기쁨은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
피날레로 무뇌아가 도둑질한 청와대를 둘러싸며 ‘썩 물렀거라!’고 외쳐주고,세상을 어지럽히려는 무리들에게 경고를 날리며 목이 쉬어라고 외칠 땐,
온 우주를 다 얻은 듯 뿌듯하기까지 하고,자존감이 쑥쑥 커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내가 바뀌는 만큼 세상이 바뀐다!’는 말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도 금세기 최고의 명언이라 생각한다.
남들에게 바뀌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나를 내놓고,포기하고,희생하며 ,딱 그만치만 세상이 바뀌길 바라는 혁명가들을 자극하는 최고의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잔 사람들로선 미처 느끼지 못하겠지만,우리들은 우리들이 외치는대로 하나씩 이뤄지는 걸 보며 그 명언을 곱새기게 된다.
나부터 바르게,나부터 아름답게,나부터 정의롭게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만드는 그 말은 우리를 광장으로 모이게 만든다.
그리고 나부터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하지만 포기하고 기여하며,희생시키면서 그 이상으로 바뀌는 세상을 보며 들뜨게 만드는 말이다.
허섭쓰레기 정치꾼들로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박근헤 탄핵을 관철시켰고,불가능할 것 같았던 삼성공화국의 괴수를 투옥시켰다.
말로만 민주주의를 외치며 사기를 쳐대던 정치꾼들을 각성시켰고,정치적 무관심을 당연시하던 사람들을 일깨우고 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게 만들고 있고,프락치나, 독재정권의 노예들이던 경찰, 검찰,판사들의 가슴을 녹이고 있다.
비겁하게 숨으려고만 하던 지성인들을 밖으로 나서게 만들고 있고,인간의 도리를 깨닫게 만들고 있다.
어느 한두 사람의 힘으론 절대 할 수 없었던 일인데,우리들 핏속의 정신이 저절로 움직여서 하나둘씩 모이게 만들었고,
그렇게 모인 수십만,수백만 명의 뜻이 자연스레 통해서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
2500여 년 전의 소크라테스는 이런 상황을 보기라도 한 것처럼 정확히 예언했다고나 할까?
시공간을 초월한 진리를 펼쳐 준 철인들이 있었기에 ,아니 그보다 훨씬 전에 홍익인간이란 건국이념을 선포한 우리의 단군왕이 있었기에 가능한 건 아닐까?
인문학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여기 있는 건 아닐까?
유대족속들이 주도한 물질만능,물신숭배 사조가 빚어낸 작금의 혼란을 극복할 키는 인문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박근헤 탄핵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니,이후 차근차근 적폐를 청산해 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상이 온통 환해지는 그날까지 지금의 촛불정신을 잃지 말고 꾸준히 견지해가야 할 것이다.
불쑥불쑥 대들어대는 마귀의 ,사탄의 유혹을 떨쳐 버리고,인간답게 ,바르게,아름답게,정의롭게 살아가려 애쓴다면 온 인류가 천국에서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가 지구를,우주를 그 천국으로 만들기 위한 행진의 선두에 섰다.
그런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선 우선 나부터 바르게 살아가는 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나만,우리만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 모두가 다 행복해지는 행진이라 생각하면 더욱 힘이 솟을 것이다.
이제 촛불행진 행사 중에 공연만 하지 말고 ,점차 인문학 강연도 마련해주면 좋겠는데…건의해 봐야지!
세상이 온통 정의로워진 다음에도 멈추면 또 다시 고인 물처럼 부패할테니,이 아름다운 촛불축제가 세계 곳곳에서 지속되길 갈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