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는 23일 부산 서구 경남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파’ 안용백 동상을 즉각 철거하라고 주장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경남고 초대 교장인 안용백(1901∼1977)의 친일 이력을 열거한 팸플릿을 등교하는 학생에게 나눠주며 학교 측에 동상 철거를 요구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팸플릿에서 조선총독부 관료로 근무한 안용백이 친일 단체에 참여하며 친일 잡지에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 정책을 찬양·선전하는 글을 많이 기고했다고 말했다.
안용백은 광복 이후 경남중학교 초대 교장을 맡은 뒤 이승만 정부 시절에 문교부 고등교육국장, 편수국장을 역임하는 등 정부 요직에 올랐다.
1958년 5월에는 전남 보성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부정 개표로 당선 무효가 됐고 이후 전남 교육감을 지냈다고 민족문제연구소는 설명했다.
이종민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장은 “2009년 친일·반민족 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 행위자 704인에 포함된 안용백은 일제강점기뿐만 아니라 광복 이후에도 결코 학생의 존경을 받을 만한 행적을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교와 동문 측은 내부 구성원과 협의해 철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용백 흉상은 2009년 4월 30일 개교기념일 때 졸업생이자 재일교포인 강모(83)씨의 기증으로 경남고 교정에 세워졌다.
1982년 광주시 중외공원에 안중근 동상 등과 나란히 설치됐던 안용백 동상은 시민단체의 거센 항의에 2013년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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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연합뉴스
☞기사원문: 민족문제연구소 “경남고 교정 친일파 동상 철거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