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성명] 광주학살책임자 전두환의 망언을 규탄하며,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반영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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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학살책임자 전두환의 망언을 규탄하며,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반영할 것을 촉구한다

12.12군사반란의 수괴이자 광주5.18민주항쟁의 학살 책임자 전두환이 글로써 다시 광주학살을 자행했다. 전두환은 최근 공개된 회고록을 통해 자신이 ‘5·18의 치유와 위무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 됐다’고 표현했다. “5·18의 충격이 가시기 전에 대통령이 된 게 원죄가 됨으로써 십자가(제물)를 지게 됐다”고도 주장했다. 그에 앞서 전두환의 부인 이순자 또한 지난달 24일 출간한 자서전에서 “우리 내외도 사실 5·18 사태의 억울한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희생자의 원혼이 아직 눈을 감지 못하고 유족의 한이 해마다 5월이면 피어오르는 데, 정작 살인마가 희생자라고 절규하는 희대의 망발이 나오고 있다.

이미 전두환의 권력 찬탈과 민간인 학살의 죄상은 법률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1997년 4월 17일 대법원은 전두환 등이 “반란수괴·반란모의 참여·반란 중요 임무 종사·불법 진퇴·지휘관 계엄지역 숙소이탈·상관 살해·상관 살해미수·초병 살해·내란수괴·내란모의 참여·내란 중요 임무 종사·내란 목적 살인·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과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결했다. 그리고 수많은 피해자의 증언과 연구, 각종 영상자료와 국내외 관련 공문서 그리고 방대한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보고서>에 그 죄상이 시퍼렇게 지울 수 없는 역사 범죄로 적시되어 있다.

평생 석고대죄를 하고 빌어도 씻어질 수 없는 범죄의 당사자가 도리어 자신을 피해자로 내세우는 이 뻔뻔함에 우리는 몸서리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뻔뻔함이야말로 학살 당시의 잔인함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의 후안무치는 비단 전두환 개인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이명박-박근혜 수구정권은 역사교과서 개악과 국정화를 기도하면서 끊임없이 광주학살의 책임을 부정하고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하해왔던 사실을 우리는 주목한다. 이런 상황을 틈타 전두환과 학살 책임자조차 회고록이라는 명목으로 범죄를 은폐 또는 미화하는 데 이른 것이다. 전두환의 망동은 친일과 독재 그리고 극단적 반공을 내세우는 수구집단이 기득권을 이어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집단 망상과 무관하지 않다.

망상은 발본색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참에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영해야 한다. 5·18민주화운동은 일제강점기와 분단의 역사에서 태동된 민족사적 비극인 독재정권과 군부정권을 종식시키는 시발점이 되었다. 5·18민주화운동을 계승·발전시킨 6월민주항쟁을 계기로 한국사회에서 장기간 군림하였던 독재체제가 무너졌으며, 민주주의가 착근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국가폭력에 맞서 싸운 5·18정신이야말로 독립운동과 민주주의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헌법정신을 오롯이 구현한 것이다. 대한민국 법질서의 최고 규범인 헌법전문에 5·18정신이 들어가는 것이야 말로, 수구-냉전 세력의 역사에 대한 자발적·적극적·반복적인 패악질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는 길이며, 역사정의를 세우는 출발이 된다.<끝>

2017. 4. 5.
친일・독재미화와 교과서 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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