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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박정희100주년기념우표 발행계획 철회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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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이 국민인수위원회와 민주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위대한 시민 여러분!

우리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은 국민 모두가 인수위원이 되어 새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고 그 제안을 국정 운영에 반영하기 위하여 설치한 소통 창구인 국민인수위원회 광화문 1번가에서 민주시민 여러분에 대한 진심어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지난 해 부터 터져 나온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소식에 저희들은 매우 당황하였습니다. 26개 부·처·청·위원회가 참여하는 국가직 공무원들의 대표체인 우리 노조 소속 지부의 하나이며 일상적으로 국민들의 가장 가까이에서 보편적 우편·금융 서비스를 수행하는 우정사업본부의 이미지와 조합원들의 자부심이 심대하게 훼손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우정사업본부의 칠천여 행정·기술직 공무원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미래창조과학부공무원노동조합은 2016년 10월 26일과 올해 4월 3일에 박정희 우표 발행에 대한 유감과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대응을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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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2일 오전 11시 광화문 1번가 국민인수위원회 앞에서, 국가공무원 노동조합과 민족문제연구소는 박정희 100주년기념우표 발행계획 철회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였다.

우리가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에 관하여 지적하는 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과연 기념우표를 발행할 소재가 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우표류 발행 업무 처리 세칙」에는 ‘정치적·종교적·학술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소재’의 경우에는 기념우표를 발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친일·쿠데타·유신독재 등으로 극명한 논쟁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박근혜 전 정부 시기가 아니었다면 박정희 기념우표의 발행이 결정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대통령의 출생 기념우표는 전례가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굳이 찾는다면 1960년 4.19혁명으로 하야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80세, 81세 기념우표입니다. 80세 기념우표가 발행된 1955년 이승만의 생일에는 가가호호 태극기를 달게 하고 이른바 ‘이승만 찬가’를 불렀으며 81세 기념우표가 빌행된 1956년에는 서울 남산에 이승만 동상을 건립하였습니다.

이는 촛불항쟁을 통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대한민국 민주시민의 상식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의 모든 지부는 이러한 비상식적 결정에 대하여 규탄하고 나섰으며 지난 6월 13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지부의 1인 시위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구미 YMCA, 구미 참여연대, 민주노총 구미지부, 어린이 도서연구회 구미지회, 참교육학부모회 구미지회 등의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4일 성명서를 내고 “우정사업본부가 독재자에 대한 미화·우상화를 우려하는 국민의 반대를 무시한 채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을 강행한다면 구미시, 경상북도와 함께 전 국민적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또 “우정사업본부는 시민 동의 없이 구미시의 일방적인 요청으로 이루어진 박정희 기념우표 사업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우정사업본부에 우리의 의견을 전합니다.
 

우리들은 적법하게 운영되고 있는 우표발행심의위원회의 권한을 부인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민주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민주시민에게 피해를 준다고 판단된다면, 거기에 저항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일 것입니다.
 

그간 오해와 억측 속에서 잘못되어진 일이 있다면 이제는 바로 잡기를 희망합니다. 민주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정체성 확립과 민족정기 수호에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이 길에 함께 힘 모아 노력하기를 기대합니다.
 

위대한 민주시민 여러분,
 

우리들은 지난 해 말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기 위한 긍정적 전망이 열리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는 시민 여러분의 힘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지금 표면적으로 달라진 사실은 없으며 적폐 청산의 구체적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가 나오기 전에 우리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의 활동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며 시민 여러분의 격려와 질책 또한 계속되리라 믿습니다.
 

지난 4년 성과주의와 연봉제, 공무원연금개악으로 공무원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기본권이 유린될 때 우리에 남은 것은 잃어버린 권리와 상처 뿐 이었습니다. 더 이상은 그러한 과오의 재발로 현업에서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는 조합원들에게 수치를 안겨줄 수 없습니다.
 

우리 노조는 박정희 기념우표 철회를 비롯한 공직사회의 적폐 청산을 이룰 때까지 힘차게 투쟁하겠습니다. 시민의 권리와 우리 자신의 존엄성 회복을 위하여 정당한 투쟁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전개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노동조합 창립의 취지에 맞는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계속되는 지지와 질책 부탁드리며, 대한민국의 이익과 국민들의 존엄성 회복을 위한 투쟁의 현장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2017년 6월 22일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미래창조과학부지부(우본), 민족문제연구소(연대단체)


<2017-06-22> 서울신문

☞기사원문: “박정희 탄생100년 우표 철회를” 국공노·민족문제연구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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