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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 “3000만원짜리 수상 기회 거부했다”···미당 문학상 후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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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경동 시인 페이스북 캡처

송경동 시인이 미당 문학상의 후보 자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상이 기리는 미당 서정주가 일제와 독재 군부에 부역했던 전력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송경동 시인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3000만원 짜리 문학상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데 거부했다”고 적었다. “‘2017 미당문학상’ 후보로 올리려 한다고 중앙일보에서 전화가 왔다. 적절치 않은 상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미당의 시적 역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친일 부역과 5·18 광주학살과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을 찬양하는 시를 쓰고, 그 군부정권에 부역했던 이를 도리어 기리는 상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어 “(상을 받는다는 것은) 식민지와 독재로 점철된 긴 한국 역사 그 시기동안 민주주의와 해방을 위해 싸우다 수없이 죽어가고, 끌려가고, 짓밟힌 무수한 이들의 아픔과 고통 그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좀더 일찍 ‘미당’과 화해를 시도하고 만난 문우들, 선생님들에게 나의 잣대만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다만 “누구에게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라도 가야하는 길들이 있을 것”이라며 “조금은 외롭고 외지더라도 내가 걸어보고 싶은 다른 길이 있다고 믿어본다”고 했다.

2001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송경동 시인은 부당한 권력의 횡포를 비판해 온 대표적 참여시인이다.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희망버스’ 행사를 기획했고 지난해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해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텐트촌의 ‘촌장’을 맡았다.

민족문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문인 중 기념사업이 있거나 기념물이 설립된 문인은 서정주·이광수·채만식·유치진·최남선 등 15명이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2017-07-03> 경향신문

☞기사원문: 송경동 시인 “3000만원짜리 수상 기회 거부했다”···미당 문학상 후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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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그 사람은 친일 부역자” 송경동 시인 미당문학상 후보 거부

☞뉴시스: 송경동 시인, ‘친일·독재 부역’ 미당문학상 거부

☞연합뉴스: 송경동 시인 “‘친일 부역’ 미당문학상 후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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