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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친일 적폐 청산 위한 식민지역사박물관의 조속한 건립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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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신상구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래서 2017년은 광복 72주년이 된다. 그런데 아직도 친일 청산이 잘되지 않아 통일된 완전한 자주독립국가를 이룩하지 못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친일파들은 민중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재산을 탈취하고, 항일투사들을 잡아들이고 살해하는 일에 앞장섰다. 또한 학도병 강제 징병과 징용, 위안부 강제 모집의 선동대가 되는 온갖 악행을 도맡아 저질렀다. 그리하여 1948년, 이들을 처벌하기 위해 ‘반민족행위처벌법’이 제정되고 반민특위가 만들어졌다. 반민특위는 구체적인 죄목으로 친일파들에 대한 단죄에 나섰다. 그러나 이승만정권의 방해로 인하여 반민특위는 해산되고 친일파는 단 한 명도 단죄되지 않았다.

이렇게 버젓이 살아남은 친일파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치하에서도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며 더욱 승승장구했다. 결국 나라 권력의 대부분이 친일파의 것이 되고 말았다. 그들의 후광을 입은 후손들 역시 정치, 경제, 사회, 학술 등 모든 분야에서 현재까지 권력을 잡고 떵떵거리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돌이켜 보면, 친일은 독재와 억압, 불의와 부정의 토대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 땅에 70년 넘게 채워진 질곡의 사슬을 풀고 민주와 정의, 화합과 평등이 넘치는 살맛나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 청산 노력에 많은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949년 친일파에 의해 와해된 반민특위의 정신과 친일연구의 선구자인 고 임종국(林鍾國, 1929-1989)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친일과 항일 연구를 잘 한 결과 ‘친일인명사전’과 ‘항일음악 330곡집’을 발간했고, 지금은 정부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자력으로 뜻있는 국민들의 후원을 받아 2018년 3월에 숙명여대 옆 효창공원 인근에 연건평 475평,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식민지역사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적폐청산 항일음악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적폐청산 항일음악 토크콘서트에서 ‘항일음악 330곡집’ 저자인 고 노동은(魯棟銀, 1946-2016) 선생의 아들인 노관우씨가 직접 피아노를 치며 항일음악을 들려주고 있어 참석자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에 의하면, 건물을 구입해서 리모델링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총 55억 원인데, 지금까지 마련된 건립 기금은 송기인 신부 마중물기금 2억 원, 회원과 시민 모금 (발기인․소액기부) 11억 원, 일본 시민 780명과 단체 모금 7천만 원, 친일인명사전과 앱 판매 기금 11억 원, 법인 기본재산 등 출연금 12억3천만 원 등 37억 원에 불과해, 앞으로 18억 원을 더 모금해야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재명 성남시장, 박주민(朴柱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대한민국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을 위해 민족문제연구소와 식민지역사박물관건립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친일 적폐청산 항일음악 토크콘서트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돕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의 호응도가 비교적 낮아 부족한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 기금 18억 원을 모금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아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이 무려 11년 8개월이나 지체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14개 시민단체들이 지난 2015년 11월 ‘식민지역사박물관과 일본을 잇는 모임’을 발족하고 일본 각지에서 건립 기금 1억여 원을 모금해 보내왔다. 그리고 그들은 식민지역사박물관에 전시될 각종 자료도 기증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친일인명사전’과 ‘항일음악 330곡집’ 발간,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 등은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중요한 사업이다. 그런데 그런 국책 사업을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국가 대신 하고 있어 위대해 보인다. 1991년에 창립된 (사)민족문제연구소는 국내외에 31개(국내 29개, 해와 2개)의 지부가 있고 후원 회원이 1만3,000명에 달한다.

대전광역시 중구 어남동 출생의 항일독립운동가이자 민족사학자인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 선생은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고, 역사를 잊은 민족 에게 미래는 없다.”고 준엄하게 말씀하셨다.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는 먹고 사는데 급급하여 역사를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한심한 생각이 든다.

만시지탄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많은 국민들이 민족문제연구소의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기금 모금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식민지역사박물관이 조속히 건립되기를 기대한다.

서울일보 news@seoulilbo.com

<2018-01-17> 서울일보
☞기사원문: 기고 / 친일 적폐 청산 위한 식민지역사박물관의 조속한 건립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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