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구청장 박겸수)는 지난해 10월부터 강북구에 안장된 여운형, 신익희, 손병희, 이준 등 16인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흉상 건립사업(총사업비 2억2000만원)을 추진했다. 하지만 16위 중 조병옥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등 4·3 관련 단체들은 지난 연말 공동성명을 내고 사업 대상에서 조병옥을 제외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이들 단체들은 1월 10일에는 구청장 면담을 통해 다시 한 번 이 같은 주장을 전달했다. 조병옥은 1947년 제주 3·1절 기념행사 도중 발생한 미군정의 발포 사건으로 시작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의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강북구는 내부 논의 끝에 1월 15일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16위 흉상 건립사업에서 조병옥을 제외하기로 공식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측은 “강북구의 조병옥 제외 결정을 환영한다”며 “강북구청과 박겸수 구청장의 이 같은 결정은 2018년 4·3 70주년을 맞아 4·3의 올바른 진상규명과 진정한 명예회복을 통해 역사에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도민적·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북구의 이 같은 조병옥 흉상 건립 철회 결정은 송요찬 선양사업을 강행 중인 충청남도 청양군의 사업계획과 비교가 되고 있다. 청양군(군수 이석화)은 지난해 “청양에서 총리 세 명 배출, 생가터를 매입하고, 안내 표지석 세울 것”이라며, 한국전쟁 때 헌병 사령관이자 제주 4·3 당시 제주주둔 9연대 연대장이었던 송요찬의 선양사업과 함께 이완구 전 총리의 생가터를 매입하고, 생가가 보존된 이해찬 전 총리의 집 앞에 표지석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송요찬이 4・3사건의 관련자라며 작년 제69주년 4·3 추념식 이전에 선양사업을 철회할 것을 강도 높게 요구하였다. 이어 수차례 이어진 철회 요구에도 불구하고 청양군청 측은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방학진 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