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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내일을 여는 역사』 2018년 봄 통권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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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내일을여는역사재단·민족문제연구소ㅣ출판사:민연ㅣ15,000원ㅣ286pageㅣ발행일: 2018.03.01.ㅣISSN 1228-8802ㅣ977122888020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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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여는 역사>는 2000년 창간해 현재까지 17년 동안 역사대중화를 위해 힘써온 잡지입니다. 2016년부터 ‘내일을여는역사재단’과 ‘민족문제연구소’가 함께 힘을 합치고 있습니다. 친일·독재 비호세력들이 어줍지 않게 국민들의 일상과 정신세계마저 지배하려는 이때, 우리들은 힘을 합쳐 관제 역사의 전파를 막는 데 앞장서고자 합니다.

<내일을 여는 역사>가 역사의 진실을 알리고 사회의 정의를 지키는 데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면서, 우리 역사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여는글]

머나먼, 하지만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적폐 청산의 길

많은 화제를 몰고 온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정치적인 면에서도 남북간, 북미간 대화의 모멘텀이 형성되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간 정상회담의 성사가 실현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에 대한 국내외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8년 3월 1일은 3·1운동 99주년 기념일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을 대한민국의 건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임시정부 수립의 계기가 되었던 3·1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명확히 부각하는 역사인식을 지향하고 있다. ‘건국’이라는 용어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의미를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뉴라이트 적폐세력이 도발했던 1948년 8월 15일 건국절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뉴라이트 세력의 건국절 도발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하에서 독버섯처럼 사회 곳곳을 파고들었던 적폐세력의 이념 공세가 도달한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더불어 1948년을 대한민국 건국의 기점으로 삼자는 뉴라이트 세력의 사회적 영향력은 현저하게 약화되었지만,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된 사회 곳곳의 적폐 청산은 여전히 요원한 길이 아닌가 싶다.

올해 2018년은 1948년 남북한 양측에 독자 정부가 수립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이번 『내일을 여는 역사』 70호에서는 ‘1948년 톺아보기’라는 코너를 새로 기획하였다. 1948년에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의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뉴라이트 적폐세력의 1948년 8월 15일 건국절 주장이 지니는 허구성을 밝혀보고자 한다. 이번 호에는 제주4·3항쟁과 남북협상에 대한 글을 실었다. 양정심은 항쟁과 학살, 그리고 희생을 아우르는 제주4·3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것을 역설하였고, 김기협은 남북협상의 전개와 그 의미를 안재홍과의 가상 대담의 형식으로 정리하면서 남북협상이 갖는 현재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1948년 톺아보기’ 코너는 앞으로 몇 차례 더 기획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코너에서는 이성대가 역사 교사의 시각에서 중·고교생 교육의 혁명적인 개혁을 주문하였다. ‘인물로 보는 역사’에서는 두 편의 글을 실었다. ‘반독재 민주화 열전’에서는 황병주가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적 존재인 전태일의 삶과 죽음이 갖는 의미에 대하여 살펴보았고, ‘식민지 지식인의 엇갈린 선택’에서는 김정인이 일제하 천도교의 두 지도자 최동희와 최린의 삶의 궤적을 비교하였다.

‘사실 체크’에서도 두 편의 글을 실었다. 홍종욱은 일제의 치안유지법이 식민지 주민의 일본 국민 만들기에 주요한 역할을 했음을 지적하고, 그 그림자가 해방 후 남북한 사회에도 짙게 드리웠음을 강조하였다. 정요근은 박근혜 정부와 국수주의 유사 역사 세력의 공생 관계를 고발하였다. 국수주의 유사 역사 세력이 겉으로는 식민사학 청산을 외쳐댔지만, 친일 뉴라이트 역사관을 옹호하던 박근혜 정부 하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 참여와 교육부의 각종 예산 지원을 통하여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갔음을 밝혔다.

‘내일을 여는 책’ 코너에서도 두 편의 글을 실었다. 정호훈은 유형원의 『반계수록』을 소개하였다. 그는 『반계수록』으로부터 실학의 근대성을 찾으려 한 기존의 견해들을 비판하고 『반계수록』에서 현실의 전면적 개조와 새로운 국가 건설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찾자고 주장하였다. 김공회는 출간 이래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되었던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영감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자고 역설하였다. ‘사료의 재발견’에서는 이민우가 고려 말기 조준의 전제 개혁 상소를 분석하였다. 조준의 상소를 계기로 이루어진 과전법의 제정이 당시 사회가 직면한 토지제도 개혁의 모든 방안을 포괄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조선 건국 이후에도 토지제도의 개혁은 장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었음을 지적하였다.

‘예인열전’ 코너에서는 최열이 단원 김홍도의 생애와 활동을 출생에서부터 임종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서술하였다. ‘예술과 현실의 소통’에서는 김소연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렸던 《신여성 도착하다》 전시에 대한 감상을 담담한 필체로 정리하였다.

‘세계사의 현장’에서는 박진우가 오늘날의 일본 천황제가 갖는 의미에 대하여 서술하였다. 그는 오늘날의 일본 천황제가 평화주의적인 천황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집단적 기억과 동시에, 과거의 전쟁 책임에 대한 집단적 망각을 촉진하는 매개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역사와 공간’에서 김창회·신동훈은 경주의 조선시대 유적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경주읍성 복원 사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정리하였다.

‘북한의 이해’ 코너에서는 윤여령이 북한의 ‘인테리’ 정책에 대한 역사적 변화를 시기별 특성에 따라 흥미 있게 서술하였다. ‘독자마당’에서는 김해규 민족문제연구소 회원이 평택 지역을 사례로 들어 지역 단위 친일 잔재 청산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경청할 만한 내용이다.

2018년 신년 벽두 이후 국내의 정치적, 사회적 움직임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개헌 논의는 물론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 결정,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와 미투 운동의 전개,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간 정상회담의 실현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3월 이후에도 국내외 정국의 흐름은 큰 파고 속에서 예측 불허의 반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에서 촉발되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경유착, 공천헌금, 인사 청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일반인들이 상상했던 그 이상으로 부정부패를 일삼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추한 실상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적폐의 우두머리로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저질렀던 파렴치한 행태는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적폐는 ‘이명박근혜’로 대표되는 수구 세력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의 여파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미투의 가해자로 고발된 인사들은 검찰의 고위 간부로부터 문화예술계, 시민운동계, 학계와 교육계, 의료계, 그리고 정치권의 유력 인사들에 이르기까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사회 전방위에 걸쳐 있어 큰 충격파를 주고 있다. 권력과 위계를 이용한 남성의 젠더 폭력이 상상 이상으로 사회 곳곳에 퍼져 있었던 것이다. 미투 운동의 성과를 담아내는 노력까지 포함한 적폐 청산은 절대로 게을리 할 수 없는 문제이며, 성평등을 위한 끊임없는 지향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거대 담론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 아울러 한 간호사의 소중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태움’으로 대표되는 직장 내 악습 역시 그 근원적 이유부터 깊은 고민을 가지고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다.

역사학계로 관심을 돌려보면,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실상에 대한 전모가 아직까지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부역했던 역사 관련 유관기관들의 적폐 청산을 위한 행보 역시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로 나타난 것이 없다.

2월 말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은 2개월 연장되었다. 하지만 교육부 내부의 자체 조사라는 한계로 인하여, 활동에 여러 제약이 있다고 한다. 급기야 지난 2월 8일에는 한국사연구회, 한국역사연구회, 역사문제연구소 등 14개 학회와 연구소 등이 중심이 되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부역한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 6개 기관의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를 제안하였다. 500여 명의 시민, 연구자 등이 감사 청구에 참여하였다. 감사원은 하루빨리 감사 착수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박근혜 정부 하에서 해당 기관이 저지른 비리 의혹을 분명하게 밝혀내고, 적극 관여자에 대해서는 응분의 조처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움직임은 반드시 실질적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는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명박근혜 정권’ 하에서 벌어졌던 국기 문란과 부정부패의 철저한 조사와 처벌, 미투 운동의 확산을 통한 남성 중심의 젠더 폭력 근절, 나아가 아직도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진상 조사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우리가 달성해야 할 적폐 청산의 과제는 사회 각 방면에 널려 있다. 보다 더 분발이 필요한 2018년 3월이다.

정요근(편집위원)



차 례

04 여는 글
머나먼, 하지만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적폐 청산의 길

11 1948년 톺아보기
1948년 4월 3일, 한라산에 봉화가 오르고! -제주4・3항쟁 70주년을 맞이하여
안재홍 선생에게 듣는 ‘남북협상’의 의미

37 지금 우리는?
교육의 혁명적인 개혁이 절실하다-역사 교사의 시각에서 본 우리 교육의 방향 정립

51 인물로 보는 역사
[반독재민주화열전] 전태일,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식민지 지식인의 엇갈린 선택] 사람이 하늘이냐,
천황이 하늘이냐-최동희와 최린

95 사실(史實) 체크
치안유지법과 독립운동
박근혜 정부의 비호 아래 진행된 국수주의 유사 역사의 세력 확장

123 내일을 여는 책
『반계수록』, 조선을 넘어서는 새로운 국가 구상
『국부론』, 인간의 이기심과 야경국가에 대한 맹목적 찬가?

145 예인열전
단원 김홍도, 살아서 신필, 죽어서 신선-고전관학파 회화세계의 완성자(1)

193 사료의 재발견
조준의 전제 개혁 상소 : 어진 정치에 적합한 토지제도는 무엇인가?

203 예술과 현실의 소통
선망과 조롱, 신여성의 험난한 여정-<신여성 도착하다>전(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17 세계사의 현장
일본 내셔널리즘과 천황제

229 역사와 공간
유람의 메카, 삶의 터전-조선 전기 경주부를 찾아서

263 북한의 이해
북한의 ‘인테리’ 정책: 역사적 변화를 중심으로

281 독자마당
지역의 친일잔재청산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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