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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아산시 배방읍(설화산) 유해 안치식’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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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 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은 지난 2018년 2월 20일부터 4월 1일까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중리 산 86-1번지(설화산) 일대에서 제5차 한국전쟁기 민간인희생자 유해발굴조사를 진행하였다.

공동조사단은 발굴된 희생자와 유품에 대해 4월 12일부터 23일까지 아산시 공설봉안당에서 감식을 진행하였다. 조사결과, 200여구의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와 500여 점의 유품이 확인되었다. 희생된 유해는 한국전쟁 당시 아산지역 부역혐의사건의 희생자로서 상당수가 부녀자이고, 미성년의 어린아이들도 다수 확인되었다. 유품으로는 당시 부녀자들이 사용한 비녀, 반지, 귀이개, 어린아이들의 장난감 구슬, 희생자들이 착용한 신발, 단추, 버클, 학살에 사용된 M1, 칼빈 총의 탄두와 탄피 다수를 확인하였다.

제5차 유해발굴공동조사에서 수습된 유해와 유품은 2018년 5월 14일(월) 오후 2시, 아산시 공설봉안당에서 안치식을 진행한다. 안치식은 불교(도철 스님), 천주교(김용태 신부님), 기독교(이윤상 목사님)의 종교의식과 약식 전통제례의 순서로 진행된다. 안치식에서 한국전쟁유족회 강병현 회장의 추도사와 이번 5차 유해발굴조사를 적극 지원한 아산시를 대표해 이창규 부시장의 인사말도 이어질 예정이다.

안치식 후 유해는 한겨레두레협동조합(회장 김상현)에서 마련한 리무진을 이용하여 유해발굴 장소인 아산시 배방읍 수철리를 경유하여 세종시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추모관”으로 모실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5월 29일 11시 아산시청에서 유해발굴 과정과 감식결과를 최종적으로 발표하는 제5차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보고대회가 열린다.


[참고자료]

이번 5차 발굴조사지역인 충남 아산지역은 1950년 9월부터 1951년 1월에 걸쳐 인민군 점령시기의 부역혐의와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민간인 800여명 이상이 적법한 절차없이 희생되었고, 특히 배방읍 설화산 폐금광에는 최소 150~3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공동조사단이 한국전쟁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의 유해를 발굴하기 시작한 2014년경부터 많은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에서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들의 위령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가 제정되어 왔다. 특히 이번 5차 발굴조사지인 아산시 역시 2015년에 ‘아산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으며, 지난 2017년 시굴조사와 이번 5차 발굴조사는 아산시 예산으로 진행되어 큰 의미를 가진다.

한국전쟁 당시 무수히 많은 민간인들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죽임을 당한 뒤, 지하 광산이나 이름 모를 산속에 수 십 년 동안 버려진 채 방치되어 왔다. 그나마 진실화해위원회가 일부 유해와 유품을 수습해 충북대학교에 임시 안치하였다가 2016년 세종시 추모의집으로 옮겨 모셨으나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된 후에는 국가 차원의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마땅히 가져야 할 법적․정치적 책임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조차 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사회통합을 이뤄내 인권국가로 발돋음하기 위해서는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의 진상규명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유해발굴 공동조사는 노무현 정부 이후 중단된 과거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해를 인도적 차원에서 발굴 · 안치하는데 있다. 또한 실질적인 과거청산에 필요한 법과 제도가 구비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을 모아내는 한편, 이후 민간 차원에서 과거청산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추진하는 것이다. 현재 20대 국회는 “장준하사건등진상규명과정의실현을위한과거사청산특별법안”을 비롯하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개정안” 등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되어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법안심사 중에 있다.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향후 공동조사단은 지속적인 유해 발굴을 통하여 민간인학살 사건의 실상을 기록하고, 하루속히 국가가 나설 수 있도록 강력하게 촉구하고 요구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들 또한 힘과 지혜를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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