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사

친일파 노래 ‘고향의 봄’, 창원시민의 날에 안 부를 듯

2042

오는 7월 1일 기념식 … 시장직인수위 “다른 노래로 대체할 것”

0621-2

▲ 창원시의 ‘창원시민의 날 기념식’ 행사 개요 ⓒ 창원시청

‘창원시민의 날’에 부르던 ‘고향의 봄’ 노래를 올해부터는 부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 ‘새로운 창원 시장직인수위원회’가 ‘고향의 봄’ 노래는 부르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의 봄’ 노래는 이원수 작사, 홍난파 작곡이다. 아동문학가 이원수가(李元壽, 1911∼1981)가 일제강점기인 15살 때 쓴 글을 방정환이 1926년 잡지 <어린이>에 소개했고, 음악가 홍난파(1898~1941)가 곡을 붙였다.

이원수와 홍난파는 대표적인 친일파다. 이들의 친일행적은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2015년에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이원수는 1942년 조선금융조합 기관지 <반도의 빛>에 친일색채가 짙은 ‘지원병을 보내며’라는 글을 썼다. 홍난파는 친일단체인 ‘국민총력조선연맹’ 문화의원 등으로 활동했다.

창원에서는 이원수 기념사업을 두고 몇 해 전부터 비난이 일었다. 창원시가 2011년 문인단체와 함께 ‘이원수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벌이려고 하자 반발이 컸다.

2011년 3월 광복회 울산경남지부는 “창원시는 친일작가 이원수 기념사업에 시민의 혈세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또 민생민주창원회의, 마산진보연합,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창원여성회, 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시민모임 등 21개 단체는 ‘친일작가 이원수 기념사업저지 창원시민대책위’를 결성해 활동했다.

창원시가 2015년 2월 ‘이원수 문화탐방로 계획’을 세우자, ‘친일작가 이원수 기념사업저지 창원시민대책위’는 ‘계획 즉각 취소’를 요구했다.

창원시는 옛 창원·마산·진해가 통합했던 2010년 7월 1일을 ‘창원시민의 날’로 정해 해마다 기념식을 열고 있다. 창원시는 이날 ‘축하음악회’ 때 “고향의 봄” 노래를 다함께 불러 왔다.

허성무 창원시장 당선인은 오는 7월 1일 오전 9시 시청 시민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창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제8회 창원시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다. 허 당선인이 취임한 뒤 첫 일정이 ‘시민의날 기념식’ 참석인 셈이다.

21일 창원시가 낸 ‘창원시민의 날 기념식’ 행사 내용을 보면 ‘고향의 봄’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창원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친일파가 만든 노래를 ‘시민의 날’에 불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그동안 해왔다”며 “올해부터는 그 노래를 부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장직인수위 관계자는 “창원시의 기념식 행사 내용은 ‘가안’으로 나온 것으로, 다른 노래로 대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18-06-21>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친일파 노래 ‘고향의 봄’, 창원시민의 날에 안 부를 듯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