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가짜 뉴스로 외교적 성과를 자랑하지 말고 한층 외교적인 노력을 다하라
1. 지난 24일부터 바레인에서 세계유산위원회 42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특히 27일에는 일본의 메이지 산업혁명유산에 관한 보전상황보고서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논의 결과는 결정문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2. 지난 20일 민족문제연구소와 일본의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는 일본의 보전상황보고서가 2015년 세계유산위원회가 강제노동을 비롯한 ‘역사의 전모’를 밝히도록 권고한 사안을 무시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를 철저하게 심사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에 제출한 바가 있다.
3. 외교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7일쯤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결정문의 전문과 본문 각주에 일본 정부 당국자의 2015년 세계유산위원회 발언을 인용하는 형태로 강제노역 사실이 재확인될 것”이라며, 마치 이번 결정문에 강제노역이 명기된다는 듯이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사실의 오류이며, 이는 외교부가 외교적 성과를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현재 나온 결정문 초안에는 강제노동이 명기되지 않았다는 것이 팩트이다.
4. 우선 결정문의 형식은 보도와는 달리 전문과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으며, 결정문은 11개 항목의 본문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외교부 당국자가 강제노역이 명기된다는 전문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결정문에 대한 논의를 위해 전문기관의 분석을 소개한 토론 자료에 지나지 않는다.
5. 또한 ‘강제노역’이라는 표현도 애당초 2015년의 등재결정에서 명문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러한 표현이 들어간 의사록을 인용하는 것에 불과하였고, 이번에도 그러한 형식을 취하는 것에 그쳐서 이번에 해당 결정문이 채택될 경우에도 명문으로 ‘강제노역’이라는 표현이 명기되는 것은 아니다. 아울러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번 결의에서 그러한 활동의 근거가 되는 등재결정을 언급하는 것은 위원회의 절차상 당연한 것으로 특별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6. 오히려 결정문 초안 4항에서는 강제노동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하시마(군함도)의 보존을 위해 일본 정부가 수립한 계획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의 보존을 위해 향후 30년 동안 108억 엔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복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강제동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군함도의 역사를 막대한 돈으로 포장하여 강제동원의 역사를 은폐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도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며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를 높이 평가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7. 또한 결정문 초항 8항에서 언급된 정보센터에 관해서도 어디에 설치한다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이는 정보센터를 군함도가 위치한 나가사키가 아니라 도쿄에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용인하게 되는 것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8. 한국 정부는 결정문 전문에 강제노동이 명기된다는 ‘가짜 뉴스’를 외교적 성과로 자랑할 것이 아니라,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국을 상대로 일본의 ‘보전상황보고서’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이며, 일본정부가 도쿄에 설립하려는 ‘정보센터’에 한일 민관 공동으로 강제노동 등 ‘역사의 전모’를 밝히고 보존하는 사업을 제안하는 등 외교적인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며 강제동원 피해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나서야할 것이다.
2018. 6. 26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 첨부파일
1)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일본메이지산업혁명 세계유산에 관한 결정초안 브리핑
2)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공식회의자료 – 일본시설에 관한 결정문 초안 포함 (whc18-42com-7BAdd2)
3) 일본 정부의 보전보고서에 대한 한일시민단체 의견서
- op_0628.pdf (109.08 KB)
- fin_0628.pdf (929.45 KB)
- bief_0628.pdf (154.48 KB)